해병대 항공단 48년 만에 다시 날다…포항 기지서 창설식

입력 2021-12-01 17:46:04 수정 2021-12-01 20:09:49

소음 피해 군-민 갈등은 여전…헬기 안전성 논란도 해결해야 할 숙제

1일 경북 포항에서 열린
1일 경북 포항에서 열린 '해병대 항공단' 창설식에서 마린온 헬기가 시범비행을 하고 있다. 해병대의 자체 항공부대가 없어진 지 48년 만에 '항공단'으로 공식 부활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해병대 항공단이 48년 만에 부활하면서 해병대의 숙원(매일신문 2019년 12월 3일 자 28면)이 풀렸다.

그러나 부대 인근 주민들의 헬기 소음 피해 등 '군-민 갈등'과 항공단 헬기 안전성에 대한 우려는 풀어야 할 숙제다.

해병대사령부는 1일 경북 포항시 남구 동해면 해병대 항공단 기지에서 '해병대 항공단 창설식'을 열고 공지기동 해병대의 시작을 알렸다.

이날 초대 항공단장으로 취임한 지은구 대령(해사 46기)은 "오늘부터 다시 시작하는 항공단의 역사가 해병대의 자랑이 되고, 해병대의 미래가 될 수 있도록 힘차게 날아오르겠다"며 "한국형 공지기동부대의 역량을 강화해 전투 준비된 부대로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번 항공단 창설에 맞춰 한미 해병대는 '항공 멘토 프로그램 양해각서(MOU)'도 체결했다. 양국 부대 운영에 대한 상호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주기적인 교류를 통해 각종 훈련과 전문지식, 기술을 공유해 연합작전 등 상호 운용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항공단은 제1, 2항공대대로 편성돼 상륙기동헬기 마린온(MUH-1) 30여 대를 운용한다. 앞으로 공격 헬기 20여 대도 추가로 도입해 상륙공격헬기 대대 편성 계획도 마무리할 방침이다.

해병대 항공부대는 1958년 '제1상륙사단 항공 관측대' 창설로 시작됐지만, 1973년 해병대사령부가 해체되고 항공부대가 해군에 통합되면서 사라졌다. 1987년 해병대사령부가 재창설됐음에도 항공부대는 부활하지 못했다.

그러다 2014년 해병대 항공병과가 다시 설치돼 항공부대 부활의 신호탄이 됐다. 이후 2019년 말 해병대 1사단, 2사단에 있던 항공대를 해체하고 해병대 1사단 예하 제1항공대대를 창설하면서 현재 항공단의 모습을 갖추기 시작했다.

이처럼 해병대는 항공단 창설로 숙원을 풀었지만, 헬기 소음에 따른 군-민 갈등은 아직 해결되지 않고 있다.

2019년 초 동해면 등 주민들은 "헬기 부대가 들어오면 소음과 분진으로 주민 생활권이 침해당하고 자녀들의 교육환경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라며 결사반대 목소리를 냈다.

반대 여론이 커지자 군 당국은 부대 인근 지역 주민과 포항시, 군부대 등으로 구성된 '민관군 협의체'를 제안해 협상 테이블에 앉았지만 현재도 협의는 계속되고 있다.

나학엽 민관군 협의체 위원장은 "20여 개 과제를 두고 한 달에 한 번씩 회의를 진행하면서 조금씩 성과는 나오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며 "빨리 협의가 끝나길 주민 모두가 바라고 있다"고 했다.

1973년 해병대사령부 해체 뒤 해군에 통합됐던 해병대 항공단이 48년 만에 부활했다. 해병대 항공단 창설식이 열린 1일 오전 경북 포항시 해병대 항공단에서 부대기 수여식이 열리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1973년 해병대사령부 해체 뒤 해군에 통합됐던 해병대 항공단이 48년 만에 부활했다. 해병대 항공단 창설식이 열린 1일 오전 경북 포항시 해병대 항공단에서 부대기 수여식이 열리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한편, 항공단이 운용하는 마린온은 2018년 7월 시험 운행 중 이륙 5초도 안 돼 추락, 장병 6명 중 5명이 숨지고 1명이 크게 다치는 사고가 난 헬기와 같은 기종이다. 당시 사고는 핵심 부품 결함으로 동체에서 프로펠러(로터)가 분리돼 발생했다.

이 마린온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수리온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이런 방식으로 만들어진 응급환자 후송용 기동헬기 '메디온'이 지난 7월 포천 육군항공대대 활주로에서 착륙 도중 불시착해 조종사 등 5명이 중경상을 입기도 하는 등 수리온 기종에서 사고가 계속되면서 안전성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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