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달서구청, 길고양이 급식소 설치로 주민 민원 해소 나선다

입력 2021-12-01 14:52:28

올해 6곳 급식소 설치·중성화 사업 실시
울음소리, 분변 등 민원 해소 기대

달서구청에서 설치할 길고양이 급식소. 임재환 기자
달서구청에서 설치할 길고양이 급식소. 임재환 기자

개체 수 증가와 분변 등의 문제로 민원이 늘고 있는 길고양이에 대해 대구 달서구청이 대책 마련에 나섰다.

달서구청은 길고양이에 대한 주민들의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길고양이 급식소 설치와 중성화 사업 등의 대책을 시행한다고 1일 밝혔다.

달서구청에 따르면 울음소리, 무분별한 배설물, 쓰레기봉투 훼손 등 길고양이와 관련된 민원이 매년 증가추세에 있다. 달서구청 관계자는 "길고양이 민원은 전자민원창구뿐만 아니라 전화로도 자주 접수되고 있다. 구체적으로 민원 건수는 셀 수 없지만,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구청은 길고양이 급식소를 도원고교, 월성공원, 도원근린공원, 장성초교 인근, 두류 젊음의거리 인근 등 2019년 설치한 5곳에 더해 구 예산 200만원을 들여 ▷월암동 웅재섬유 ▷도원동 롯데캐슬 ▷달서시장 ▷경원고교 ▷학산공원 ▷점터공원 등 6곳에 급식소를 설치할 계획이다.

다만 학산공원과 점터공원에선 급식소 설치 시 우후죽순으로 길고양이들이 몰려 공원의 미관을 해칠 수 있다는 민원이 제기돼 다른 장소를 물색 중이라는 게 구청 관계자의 설명이다.

급식소 설치는 구청이 담당하지만 이에 대한 운영은 돌봄이(캣맘)에 맡겨진다. 캣맘은 급식소로 모이는 길고양이에게 먹이를 공급하고, 분변 처리와 환경을 정비하게 된다.

또 개체 수 감소를 위해 길고양이 중성화 사업도 진행할 계획이다. 중성화 사업은 급식소에 오는 길고양이들이 대상이며, 현장에서 포획해 구청과 연계된 병원에서 수술이 진행된다. 방사 시기는 수술 시점으로 수컷은 하루, 암컷은 3일 후다.

길고양이 급식소 설치를 두고 주민 상당수는 반기는 분위기다. 도원동 롯데캐슬에 거주하는 직장인 A(31) 씨는 "정해진 아침 시간에 잠을 자야 하는 직장인인데 길고양이 울음소리 때문에 고통받는 일이 많았다"며 "이번 사업이 조금이나마 길고양이 문제 개선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반면 소수의 주민들은 급식소 주변으로 길고양이들이 몰리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를 표하기도 한다. 달서구 주민 B(56) 씨는 "급식소에서 먹이가 제공되다 보니 자칫 고양이 집결지가 될 수 있고, 바로 인근 거주민들은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달서구청 관계자는 "이번에 설치되는 급식소와 중성화 사업이 어떤 효과를 가져오는지 지켜보고,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해 민원을 최소화할 것"이라며 "내년에도 예산을 확보해 길고양이 생활 환경을 개선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