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탑 리더스 아카데미 지상 강연] 홍 한길리서치 소장
"이재명, 이분법 프레임 전략 2030에 잘 안 먹혀"
"윤석열, 논증할줄 모르는 사람… 2030 이해 못해"
"지금은 2030세대가 중도층과 손을 잡고 가면서 '판'을 결정합니다. 여당 지지층인 40대가 2030의 눈높이를 맞춰 동행하면 더불어민주당이 이기고, 그렇지 못하고 보수가 2030과 눈높이를 맞추면 보수가 이깁니다. 이 민심을 누가 얻느냐가 승패를 가를 겁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이 29일 대구 수성구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매일탑리더스아카데미에서 '여론조사로 보는 20대 대선'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고려대 사회학과 대학원을 마치고 여론조사 학술모임 '한길리서치 클럽'을 만들었고, 이를 토대로 1993년 한길리서치를 설립해 운영해 온 여론조사 전문가다.
홍 소장은 지금 2030세대의 가치 지향은 공정·공생·공유라고 진단하고, 이것이 통념과 달리 이들의 표심이 40대와 분리된 결정적 계기라고 설명했다.
홍 소장은 "비교적 풍족한 청소년기를 보낸 40대와 달리, 2030세대는 IMF 이후 어른들이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보고 '실력을 쌓아야 한다'고 했던 세대"라며 "경쟁을 하겠다, 다만 공정한 경쟁을 보장해주면 그 결과를 수용하겠다는 세대다. 탈이념과 탈지역주의, 논쟁과 합리성을 중시해 프레임이 잘 먹히지 않는 특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40대에 대해서는 "대학 캠퍼스를 주도했던 586세대의 영향을 받았고, 특히 청소년기 폭력과 권위주의에 통제받은 경험으로 모든 것을 선악 구도로 바라보는 이분법적 사고방식이 생겼다"며 "경쟁을 부정적으로 보고 두려워하며, 경쟁의 공정성보다 결과의 평등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2030세대와 결정적으로 분리됐다"고 말했다.

홍 소장은 "2030세대는 스펙을 쌓고 노동시장에 참여하는데, 거기서 40대들은 시장을 장악하고서 바리케이드를 친 기득권이 돼 있었다"며 "문재인 정부는 조직화된 이 기득권 세력, 40대 중심의 정책을 폈다. 이미 진입한 층에는 좋은 혜택을 누리게끔 했지만 결과적으로 기업들이 사람을 안 뽑아 2030세대의 진입 폭을 자꾸 줄였다"고 했다.
그는 이런 관점에서 지난 서울·부산시장 재·보궐선거와 이준석 대표가 선출된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시 2030세대의 표심을 "더 이상 이용당하거나 무시당하지 않겠다는 선언"이라고 진단했다. 또 같은 의미에서 거대 양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윤석열 후보 모두 아직 2030세대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하고 있다고 봤다.
홍 소장은 "이재명 후보 쪽은 해온 대로 이분법적 프레임을 거는데, 이게 2030세대에 잘 안 먹히는 데다 민주당 자체가 조직화된 40대 중심으로 정책을 펼치다 보니 껴안기가 어렵다"며 "또 윤석열 후보는 논증 같은 걸 할 줄 모르는 사람이고, 2030세대 입장에서는 어떻게 저렇게 논리적인 주장을 못 하는지 이해를 못 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초기에는 두 후보 모두 중간층을 끌어들일 확장성 있는 후보로 생각했는데, 지금은 둘 다 2030세대에 인기가 없다. 국민의힘은 그들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하고 있고, 민주당은 그들이 제일 싫어하는 전략을 쓴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홍 소장은 대선 100일 전의 여론조사 지지율이 잘 바뀌지 않는다는 정치권 통념과 관련해서도 부정적 입장을 내놨다.
홍 소장은 "요즘은 이념 지향성 등이 많이 바뀌어서 지지율이 금방 변한다. 지금의 지지율은 우위라고 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전략적 변수가 대단히 크다. 이재명·윤석열 후보가 2030세대, 중도층, 영남권에 대해 어떻게 접근하고 전략을 펴느냐에 따라 판세는 언제든 뒤집힐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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