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검사 시절 기소 악연 사과…김 의원 "정권 교체 합심" 화답
민주당 "강골검사 이미지는 실체 없는 허상"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지난 25일 과거 '국정원 댓글 수사' 사건으로 악연이 있는 김용판 의원(대구 달서구병)에게 사과한 사실이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윤 후보가) 검사로서 직무를 게을리한 것을 자인하는 꼴"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후보는 전날(25일) 당 내 부산·경남 의원들과 오찬 자리를 가졌다. 김 의원은 대구가 지역구이지만 자리에 함께했는데, 윤 후보와 김 의원이 직접 마주한 것은 이날이 처음이었다.
이 자리에서 윤 후보는 김 의원에게 '미안하다'고 말했고, 김 의원은 웃으며 '정권교체에 힘을 보태겠다'고 화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은 함께 막걸리를 마시며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 후보는 과거 검사 시절 김 의원과 악연이 있다. 김 의원은 서울경찰청장 시절 이른바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를 축소해 대선에 영향을 끼친 당사자로 지목돼 지난 2012년 기소됐다가 2015년 대법원에서 최종 무죄 판결을 받았다. 윤 후보는 이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장을 지냈다.
이에 김 의원은 지난 4월 윤 후보를 겨냥해 "한때 저에게 국기문란범이라는 누명을 씌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줬다. 사과할 일에 대해서는 진정성 있게 사과하는 과물탄개(過勿憚改·과실을 했으면 즉시 고쳐야 함)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비판했었다. 경선 과정에서도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지지하며 윤 후보 측과 여러 차례 대립각을 세웠다.
그러나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민주당은 윤 후보를 향해 "원칙도 소신도 없는 본 모습이 드러나고 있다"고 직격하고 나섰다.
박성준 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윤 후보의 사과에 관해 "자신이 수사검사로서 직무를 게을리했다는 사실을 자인하는 꼴"이라고 규정하며 "최소한의 직업적 양심마저 내려놓으며 과거의 자신을 부정하고 있다. 이러다가는 국정농단 사건 주역들에게도 사과할 판"이라고 꼬집었다.
박 대변인은 "묵묵히 소임을 다하는 검사 후배들이 이런 선배의 모습을 보며 어떤 심정이겠느냐.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던 강골검사 이미지는 실체가 없는 허상이었음이 만천하에 드러나고 있다"며 "표를 얻기 위해 원칙도, 소신도 내팽겨치는 기회주의적인 윤 후보의 모습에 국민은 참담한 마음"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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