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일본만 확진자 급감? 경북대 교수 "자연감염 막지 않아…'K방역'의 폐해"

입력 2021-11-25 08:58:28 수정 2021-11-25 11:13:07

지난 7일 일본 도쿄의 번화가인 긴자 지구에서 행인들이 해질 무렵의 거리를 오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급격히 줄어든 가운데 이날 일본의 신규확진자는 162명이었고 하루 사망자는 1년 3개월 만에
지난 7일 일본 도쿄의 번화가인 긴자 지구에서 행인들이 해질 무렵의 거리를 오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급격히 줄어든 가운데 이날 일본의 신규확진자는 162명이었고 하루 사망자는 1년 3개월 만에 '제로'(0)를 기록했다. 연합뉴스
경북대 의대 이덕희 교수
경북대 의대 이덕희 교수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재확산이 심각한 가운데 일본에서만 신규 확진자 수가 급감하면서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에 국내 한 예방의학 전문가가 "일본은 자연감염을 막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현재 상황을 'K-방역'의 치명적 오류를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이덕희 경북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지난 16일 콘텐츠 퍼블리싱 플랫폼 '브런치'에 '코비드 19 바이러스를 두려워하지 마세요'라는 제목으로 글을 게재했다.

이 글을 통해 이 교수는 "한국과 비슷한 백신 접종률을 가진 일본이 우리와 가장 다른 점은 처음부터 국가가 나서 방역이라는 이름으로 무증상 혹은 경한 증상으로 지나가는 자연감염을 막지 않았다는 데 있다"고 말했다. 단순 백신 접종률만 높인다고 면역이 높아지는 것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일본의 확진자 급감과 낮은 사망률이 "무증상이라도 절대로 걸리면 안되는 감염병이라는 K방역의 대전제에 치명적 오류가 있다는 것"이라며 현재 우리나라의 폭발적인 재확산 상황을 'K방역의 폐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만일 처음부터 완전히 상반된 방역 정책을 가졌던 한국과 일본이 긴밀한 공조체제에서 유행 상황을 비교‧분석했더라면, 팬데믹 상황에서 방역이란 건 그렇게 대단한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일찌감치 간파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나는 유행 초기부터 '교차 면역'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교차 면역은 과거 유사한 코로나바이러스에 노출된 경험이 있으면 코로나19에도 저항력이 있다는 것인데, 동아시아권은 이러한 이유로 코로나19에 대한 저항력이 매우 높은 지역"이라고도 말했다.

또 "한국에선 그동안 학습된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가 있어서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사람들도 많을 것"이라며 "K방역의 폐해는, 코로나19에 대해 국가가 앞장서서 과장된 공포를 조장하고 이를 방역의 성과로 적극적으로 활용했다는 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방역 당국은 무조건 백신 접종률만 높이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처럼 국민을 오도해 왔지만, 이 난국에서 벗어나려면 돌파 감염이든 뭐든 자연감염을 경험하는 사람들이 많아져야 한다"며 "지금이라도 동선 추적하는 역학조사와 무증상자‧경증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PCR 검사를 중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일본은 지난 22일 올 들어 가장 적은 일일 확진자수 50명을 기록했다. 23일에는 113명, 24일 77명, 25일 107명으로 확진자가 4천명대에 달한 우리나라와 대조적인 상황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