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접종 학생 눈치보게 생겼네"…'청소년 방역패스' 긴장

입력 2021-11-22 16:25:05 수정 2021-11-22 20:37:32

학생과 학부모 자율에 맡긴 백신 접종, 22일 전면등교로 '접종 강력 경고' 분위기
자녀 접종 않으려던 부모 골치 아파, 미접종으로 차별 받을까 걱정
"누가 확인서 들고 PC방 오나" 청소년 다중이용시설도 난색

코로나19 이후 2년 만에 초중고 전면등교가 시작된 22일 오전 대구 북구 성화중·고등학교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코로나19 이후 2년 만에 초중고 전면등교가 시작된 22일 오전 대구 북구 성화중·고등학교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22일부터 전국 학교의 전면 등교가 시작되는 가운데 방역대책의 하나로 교육부가 '학생 백신 접종 강력 권고'와 '방역 패스(접종완료·음성확인제) 적용 고려' 카드를 내밀면서 학부모와 청소년 출입시설 업주들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교육부는 최근 10대를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은 가운데 전국 학교의 전면등교가 시작되면서 감염 위험성을 낮추기 위해 백신 접종을 적극적으로 유도하기로 했다. 애초 학생과 학부모 자율에 맡긴다는 입장을 백신 접종을 강력하게 권고하는 방향으로 튼 것이다. 또 18세 이하 청소년에게도 방역패스를 적용하는 방안을 이번 주 내로 결정할 방침이다.

그동안 자녀의 접종을 두고 고심에 빠졌던 학부모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자녀의 건강상태에 따라 부작용이 염려가 되면서 백신 접종을 미뤄왔지만 강력 권고 분위기로 접종을 억지로 해야 하는 것은 물론, 학교에서 미접종자에 대한 차별 분위기가 생기지 않을까하는 걱정에서다.

중3 딸을 둔 학부모 A씨는 "딸이 천식이 있어 백신 접종을 하지 않았다. 결국 정부가 접종을 강요할 것이었으면 애초부터 자율에 맡긴다는 이야기는 왜 했는지 의문이다"며 "접종을 하지 않을 생각이지만 아이가 학교에서 눈치를 보며 지낼까봐 걱정이다. 혹시나 확진자가 생기면 미접종자 학생들에게 눈초리가 돌아갈 것 같아 화가 난다"고 했다.

또 18세 이하 청소년에 대한 방역패스 적용 논의가 지속적으로 거론되면서 PC방, 노래방 등 청소년이 자주 출입하는 다중이용시설 업주들의 긴장감도 높아졌다.

방역패스가 적용된다면 접종률이 낮은 청소년들의 시설 출입이 자연스레 줄게 되면서 그나마 있던 손님마저 아예 사라질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PC방 업주 사이에서는 "어느 청소년이 음성 확인서를 끊고 PC방에 오겠느냐"며 "차라리 영업금지를 시키고 보상을 해달라"는 하소연도 터져 나온다.

새로운 지침 발표에 앞서 세부지침이라도 정확하게 마련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지금도 방역패스를 일일이 확인하기 어려운 탓에 곳곳에서 허점이 생긴다는 것이다.

대구 중구 동전노래방 주인 B씨는 "지금도 간혹 학생증 발급 안 하는 학생들도 있다. 청소년을 확인하는 절차가 상당히 어려워 그냥 가버리는 경우가 태반이다. 또 잠시 화장실을 간 사이에 미접종자가 들어와서 바로 돈을 넣고 사용하는 등 방역패스로 현장은 늘 전쟁터다"고 했다.

그러면서 "청소년 방역패스를 무작정 허용해 버리면 현장은 더 혼란스러워진다. 현장 혼선을 줄이기 위한 세심한 배려책을 만들어 달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