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이 엄마 김혜경 vs 토리 엄마 김건희" 이재명측 비교 논란 후폭풍

입력 2021-11-20 12:43:22 수정 2021-11-20 13:48:43

이재명 캠프 한준호 의원 발언에 여야 비판
진중권 "캠프가 막장…선거운동을 하는지 낙선운동을 하는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수행실장인 한준호 의원이 이 후보 부인 김혜경 씨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부인인 김건희씨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수행실장인 한준호 의원이 이 후보 부인 김혜경 씨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부인인 김건희씨를 "'두 아이 엄마' 김혜경 VS '토리 엄마' 김건희"라고 비교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한준호 의원 페이스북 캡쳐
이재명 후보 부인 김혜경씨(왼쪽) 윤석열 후보 부인 김건희씨.
이재명 후보 부인 김혜경씨(왼쪽) 윤석열 후보 부인 김건희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수행실장인 한준호 의원이 이 후보 부인 김혜경 씨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부인인 김건희씨를 "'두 아이 엄마' 김혜경 VS '토리 엄마' 김건희"라고 비교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김 씨가 과거 윤 후보와 어렵게 가졌던 아이를 유산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여야 모두 한준호 의원의 발언이 부적절하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한준호 수행실장님, 수행실장도 후보의 격을 대변한다"며 "출산 여부로 여성에게 우열을 매길 수 있다는 성차별적 인식을 보란듯이 드러낼 때는 언제고, 막상 비판을 받자 슬쩍 내용을 바꿔치기하고 반성 한마디 없는 뻔뻔한 수행실장과 후보에게 누가 국정을 맡기고 싶겠나"라고 비판했다.

장 의원은 "어물쩍 넘어갈 생각 마시고 속히 국민 앞에 본인의 차별적이고 경솔한 언행을 사과하고 자숙하라"며 "그렇지 않다면 이런 여성차별적 인식이 곧 더불어민주당의 수준이라는 걸 고백하는 것과 다름없음을 모르지 않으실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민의힘 중앙여성위원회 차세대여성위원회는 전날 성명을 내고 "출산과 자녀 유무로 영부인 자격과 국격을 운운하는 민주당의 성인식이 정말 충격적이고 경악스럽기만 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타인의 상처를 이용하는 비겁한 정치인이야말로 국격을 이야기할 자격이 없고, 스스로의 인격과 정치인으로서의 품격부터 돌아봐야 할 것"이라며 한 의원을 비판했다.

김연주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 역시 논평을 내고 "난임 및 불임 가정에 상처를 준 이재명 후보 측의 사과와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 부대변인은 "아이가 없다는 게 어떻게 국격과 연결된다는 것인지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며 "전근대적이며 낡은 사고방식에 사로잡힌 이 후보 측에서 문제시 되는 표현을 삭제하는 것에 그칠 게 아니라 제대로 된 사과를 해야 마땅할 것"이라고 했다.

야권뿐만 아니라, 여권에서도 한 의원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정철씨는 전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한 의원의 페이스북 글에 대한 질문에 "논란이 있을만하다"며 "메시지든 카피든 어깨에 힘이 들어가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한 의원이) 오버한 것이다. 게임에 들어가면 폭투 나오는 건데 많이 나갔다"며 "건드려선 안 되는 느낌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 막말이 많아지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자기 진영, 자기 당 후보 주위 사람들 속은 후련할지 모르겠지만 그게 국민에게 호감이나 동의를 얻는 것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며 "오히려 마이너스가 될 확률이 높다"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그러면서 "자꾸 더 센 걸로 막는다는 느낌인데, 효과를 봤을 때는 별로 좋은 방법은 아니다"며 "국민은 찬찬히 들여다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학교 교수도 해당 논란에 대해 "캠프가 막장"이라며 "선거운동을 하는지 낙선운동을 하는지"라고 조소했다

한편, 한 의원은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개입 사건 △김건희씨 운영 코바나콘텐츠의 불법 협찬 사건 △허위 학력 제출 의혹 △'Yuji' 논문 등 김건희씨에 제기되는 의혹들을 열거하면서 "범죄 혐의 가족을 청와대 안주인으로 모셔야 하겠느냐"라며 이같은 글을 적었다.

이 과정에서 한 의원은 "'두 아이의 엄마' 김혜경 VS '토리 엄마' 김건희"라는 표현을 썼다가, 논란이 일자 삭제했다. 이 후보와 김혜경씨 슬하에는 두 아이가 있으며 윤 후보와 김건희씨 부부 사이에는 아이가 없고 반려동물만 키운다는 것을 부각시킨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