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가채점] 문·이과 통합형+새 유형…체감 난도 상승

입력 2021-11-19 16:04:27 수정 2021-11-19 19:24:24

주요 과목 모두 어렵게 출제…국어, 지문 짧았지만 고난도
수학, 계산 문제에 시간 촉박…영어, 모평보다 난이도 높아
'불수능' 수험생 혼란 불가피…가채점으로 점수 예측 어려워
대학별 고사 일단 응시해야

19일 오후 대구 중구 동성로 한 상가에 수험생 관련 할인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19일 오후 대구 중구 동성로 한 상가에 수험생 관련 할인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올해 처음으로 문·이과 통합형으로 치러진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시험)은 대체로 주요 과목이 모두 어렵게 출제돼 '불수능'이었다는 평이다. EBS 간접 연계 비중 축소와 개념 융합형 등 낯선 문항의 등장으로 전반적으로 난도가 높았고, 문제 풀 시간이 촉박하게 느껴졌다는 반응도 나온다.

재학생들은 1교시 국어 영역부터 어려움을 느끼고 적잖이 당황했던 것으로 보인다.

대구의 한 수험생은 "비문학의 지문 양이 적어 쉬운 느낌을 줬으나 내용과 문제가 굉장히 어려워 시간이 많이 걸렸다"며 "독서 영역도 지문 길이가 짧아 쉬운줄 알았으나, 오히려 정보량이 너무 적어 추론을 과하게 요구해 어렵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대건고 한 교사도 "전체적으로 비문학 지문 길이가 짧아져 체감 난이도가 어렵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헤겔의 변증법'을 주제로 한 철학 지문에서 독해가 쉽지 않았고 문제도 까다로워 변별력 있는 시험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수학 영역의 경우 기출 문제와 같은 유형의 문제들이 아닌 새로운 유형의 문제들이 많아 당황했고, 공통과목 문항에서 계산을 많이 요구해 시간이 더 소요됐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특히 수학 선택과목인 '확률과 통계'의 난도가 이전의 모의고사들에 비해 훨씬 높았다는 반응도 있다.

대건고 한 학생은 "확률과 통계는 쉬울 것이라는 평이 많았으나 6, 9월 모의고사에 비해 어려운 경향이 있어 긴장했다"며 "수학이 전반적으로 계산량이 많았고, 100분이 정말 촉박하게 느껴졌다"고 했다.

교사들도 "수학 선택과목에 대한 유·불리 문제가 자꾸 지적되는 게 부담됐는지 그런 얘기가 아예 안나오도록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불수능'으로 덮어버린 듯하다"며 "모의고사와 비교해 국어, 수학에서 평소보다 성적이 떨어진 학생들이 많다. 문제 난이도가 높고 유형이 새로워 까다로운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영어 영역 역시 6, 9월 모의평가보다 체감 난도가 훨씬 높았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정화여고 한 학생은 "30번대에서 지문이 쏙쏙 이해되지 않아 오래 붙잡고 있었고, 전반적으로 앞선 모의고사들에 비해 문제를 푸는 데 시간이 더 걸렸다"며 "특히 31번 빈칸 추론 유형부터 난이도가 급상승했다"고 했다.

일부에서는 이번 수능시험이 '역대급 불수능'이라 해도 무방할 정도여서, 수시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맞추기 어렵거나 정시 지원 때 수험생들의 혼란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차상로 송원학원 진학실장은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문·이과 통합 및 국어, 수학 선택형 수능으로 변화해 가채점으로 실제 수능 성적이 어떨지 예측하는 것이 매우 어려워졌다"며 "특히 선택형으로 치러진 국어, 수학의 경우 공통과목과 선택과목의 원점수나 응시한 학생들의 평균이나 표준편차를 바탕으로 수능 성적이 결정되기 때문에 단순 원점수로 자신의 상대적인 위치를 알기 어렵다"고 했다.

이어 "입시업체의 가채점 결과를 대략적인 참고자료만 활용하고, 수능 성적이 기대보다 현저히 높거나 낮지 않은 이상 일단 대학별고사를 치르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