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유명 모래언덕... 관광객들 은밀한 性행위로 골머리

입력 2021-11-17 16:06:34

마스팔로마스 사구에 있는 한 커플. 사진과 기사내용은 무관함.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마스팔로마스 사구에 있는 한 커플. 사진과 기사내용은 무관함.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바다와 사막이 공존하는 세계적인 명소 마스팔로마스(Masplomas) 사구가 최근 관광객들의 몰상식한 성행위로 위기에 처했다.

16일(현지시각) CNN은 스페인 카나리아 제도에 위치한 그란 카나리아섬의 마스팔로마스(Masplomas) 사구가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의 성관계로 점차 파괴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1982년부터 자연보호구역으로 지정된 마스팔로마스 사구는 유럽에 남아있는 마지막 모래언덕으로 연간 1천400만명이 찾는 유명 관광지이다. 해안가에 위치한 등대 뒤로 일렁이는 물결과 야생 모래 언덕이 어우러져 장관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최근 이곳은 관광객들에게 다른 의미의 휴식처를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관리저널에 실린 '모래, 태양, 바다, 낯선 사람들과의 섹스'라는 제목의 논문에서는 관광객들의 행동이 그란 카나리아 해안 보호구역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분석했다.

연구진은 2018년 5월 게이 프라이드 축제가 열리는 기간 동안 마스팔로마스 사구 지역을 조사했다. 그 결과 해변에서 298개의 '성관계 장소'를 발견했는데 그 면적은 2평방 마일(약 5.16km²)이 넘었으며 주로 우거진 초목지대나 초목 주위 움푹 파인 모래 언덕인 것으로 확인됐다. 심지어 일반인의 출입이 금지된 지역에서도 56개의 장소가 발견됐다.

연구진에 따르면 관광객들은 성행위를 하기 위해 식물을 짓밟고 식물과 모래를 치우거나 울타리를 치고 담배, 콘돔, 물티슈, 캔 등을 포함한 쓰레기를 사구에 버렸다. 일부 관광객들은 모래언덕에서 배변을 보기도 했다.

연구진은 관광객들의 이같은 행동이 지역의 토종 식물 8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다. 논문 저자 중 한명인 패트릭 헤스프는 "이 섬에 있는 그란 카나리아 거대 도마뱀이 관광객들이 남기고 간 콘돔을 먹고 죽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그는 "우리는 공공장소에서의 성관계를 중단하라고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사람들이 그것으로 인해 일으키는 피해를 인식하길 원한다"면서 "한 커플이 해변에서 성관계를 갖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지만 수백명이 매일 같은 지역에서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은 오프로드 운전만큼 사구에 피해를 입힌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