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초과세수 50조 충격적", 전재수 "기재부, 선 넘고 도 넘었다"
당정갈등 확대 우려도… 이상민 "당정갈등 해소 리더십은 청와대"
홍남기 "고의성 언급은 유감", 방역지원금 질문엔 "답변 않겠다"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전 국민 방역지원금과 그 재원으로 활용하기 위한 올해 국세 초과세수 추계를 둘러싸고 당정 간 진통이 계속되고 있다.
민주당은 재정당국이 애초 초과 세수 규모를 19조원대로 전망해놓고도 그간 일부러 10조원대로 낮춰 잡은 것 아니냐면서 날선 비난을 가했고,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유감스럽다"며 여당 측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17일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기재부를 겨냥해 "초과세수가 50조원에 달할 전망인데 충격적"이라고 비판했다.
송 대표는 "세입 전망을 이렇게 틀리게 할 수 있는가에 대한 안타까움이 있다"면서 "이러한 기획재정부의 소극적 자세에 대해서는 분명한 점검이 필요할 것이라고 보여진다"고 지적했다.
전날 윤호중 원내대표가 기재부의 의도적 과소 추계 의혹을 제기하며 '국정조사'까지 거론한 데 이어 전 국민 방역지원금 관철을 위해 당 지도부가 연일 '기재부 때리기'에 나선 것이다.
총괄선거대책본부 공동수석을 맡은 전재수 의원도 이날 MBC 라디오에서 "기재부가 예산을 가지고 넘을 수 있는 선을 넘고 도를 넘었다"며 "세수(추계) 오차율이 한 15% 되는데 이건 그냥 세수 예측 오류가 생긴 것이 아니고 기재부가 예산을 가지고서 마치 갑질을 하는듯한 모양새"라고 일갈했다.
전 의원은 '기재부가 일부러 세수 예측을 줄인 것인가'는 질문에 "지금 현재 기재부가 보여왔던 행태를 보자면 그렇게 볼 수도 있는 것"이라고도 했다.
이에 대해 홍 부총리는 "당 측에서 정부의 고의성을 언급한 것은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여당에서 기재부의 의도적 과소추계를 언급하며 국정조사까지 거론한 상황에 대해 불편함을 드러낸 것이다.
홍 부총리는 이날 물가 관련 현장 방문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저는 공직자들이 그렇게 일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비교적 권위 있는 전망 기관인 국회예산정책처의 올해 세입 전망과 2차 추경 당시 수정 세입 전망, 내년 세입 전망 모두 정부 전망치와 큰 차이가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19조원의 초과 세수 가운데 약 40%인 7조6천억원 정도는 교부금으로 (지방에) 교부된다"며 "이를 제외하면 12조원 정도, 많아야 13조원 정도가 가용 재원"이라고 설명했다.
홍 부총리는 "초과 세수의 상당 부분을 소상공인 손실 보상 재원 부족분과 손실 보상 대상이 되지 않는 업종에 대한 추가 지원 대책 재원 등에 사용하고, 나머지는 내년 세계 잉여금으로 넘어가게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어디에 얼마를 어떻게 쓸 것인가는 거의 검토 마무리 단계에 있고, 마무리 점검을 거쳐 이번 주나 다음 주 초에 대책을 확정, 발표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다만 '민주당이 초과 세수 19조원을 방역지원금 재원으로 쓰려는 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홍 부총리는 "더 이상 답변하지 않겠다. 이 자리에서 얘기할 생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홍 부총리는 "재정 당국으로선 재정에 대한 원칙과 기준을 견지하려는 노력이 불가피하다. 모든 정책과 예산의 최종적인 지향점은 결국 국가와 국민"이라면서 "이런 두 가지 소명을 가슴에 담고 국회 예산 심의에 임할 생각"이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대선 국면에서 집권여당이 정부를 몰아세우다 자칫 당정 갈등이 확대돼 악재로 작용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감지된다.
민주당 5선 중진인 이상민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정이 서로 간에 갈등이 깊어지고 외부에서 보듯이 '국정조사 운운' 이런 걸 보면 국민들은 깜짝 놀랄 것"이라며 "정부와 여당간 이견, 갈등을 해소하는 리더십은 대통령 또는 청와대가 발휘해야 한다. 먼발치에서 불 보듯 구경할 일은 아니다"면서 청와대의 당정 갈등 중재를 촉구했다.
그럼에도 이날 청와대는 "당정 간 원만하게 의견을 조율해 나갈 것"이라며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 말 민생에 주력하겠다는 의지가 강한데다 자칫 대선을 앞두고 청와대가 선거 개입하는 것으로 비칠 우려가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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