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원전 문제, 옳고그름 떠나 이미 이해관계 얽힌 경제구조"

입력 2021-11-16 16:52:52 수정 2021-11-16 16:56:46

청년 기후활동가들에 "난 기회주의자 아닌 실용주의자…이해관계 조정 저항·반발 이겨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6일 서울 서대문구 청년문화공간 신촌파랑고래에서 열린 청소년·청년 기후활동가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6일 서울 서대문구 청년문화공간 신촌파랑고래에서 열린 청소년·청년 기후활동가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원자력 발전(원전) 문제를 두고 "옳냐 그르냐를 떠나서 이미 하나의 경제구조가 돼 버렸다"면서 "2030년 탄소 감축 목표를 50%까지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16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의 한 문화시설에서 청소년·청년 기후활동가들과 간담회에 참석해 "정말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이해관계를 가진 하나의 고착 문제가 됐다. 화석연료를 사용한 에너지 조달이 오랫동안 인류가 살아온 경제활동의 근본이었다"며 "이걸 바꾸는 건 기존 경제 방식을 완전히 통째로 바꾸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이날 한 활동가가 '서울에 소형원자로(SMR)를 지을 것이 아니면 다른 데도 짓지 말라'는 구호를 내놓은 것을 예로 들며 "비슷한 얘기인데, 기존의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것에 따른 저항과 반발을 이겨내야 된다. 쉽지는 않다"고도 말했다.

그는 탄소 감축 목표에 대해 "정부가 2030년 감축 목표를 40%로 올렸는데, 저는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50%까지 올려야 한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했다"면서 "장기적으로 석탄발전소를 없애는 게 당연하다. 화석연료 사용을 최소화하고 신재생 에너지 관련 산업으로 전환해나가는 데 필요한 규제를 합리화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제가 첫 번째로 하고 싶은 게 기후문제를 헌법에 넣는 것"이라며 "기후위기를 극복하고 친환경적 지속발전이 가능한 사회로 우리가 국가가 노력해야된다는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6일 서울 서대문구 청년문화공간 신촌파랑고래에서 열린 청소년·청년 기후활동가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6일 서울 서대문구 청년문화공간 신촌파랑고래에서 열린 청소년·청년 기후활동가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이 후보 공약을 들은 청소년·청년 활동가들은 그에게 "기후위기를 막을 수 있다고 공감하기 어렵다", "사실상 회피전략을 쓴다", "현재의 이익만 대변하는 기회주의자가 아니라면 제대로 된 정치를 증명해달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매우 아픈 지적"이라면서도 "환경운동가들은 얼마든지 가장 바람직한 상태를 얘기할 수 있지만, 우리는 현실 정치인이기 때문에 실현 가능한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다른 어떤 정치인보다 기후문제를 현실 경제정책에 녹여 넣은 것이 저다. 저는 현실주의자여서 불가능한 것을 던지고 안타까워하며 주저앉아 있지 않고 반 발짝이라도 간다는 주의"라고 밝혔다.

이 후보는 탄소세를 기본소득 재원으로 사용하는 자신의 구상에 대해 "공산주의 사회도 아니고 탄소 사용량 축소를 강제 할당할 수도 없다. 사용하지 않는 게 이익이 되도록 부담금을 부과하고 물가 상승 저항에 대비해 상응하는 만큼 되돌려주는 것"이라며 "오늘 이 얘기한 것만으로도 세금 더 내라고 한다고 정치적 공격이 엄청나게 들어올 것"이라 했다.

그는 "원리주의자 입장에서는 기회주의라고 보이겠지만 현실 정치인은 양쪽 얘기를 다 들어야 한다"면서 "기회주의보다는 실용주의 접근으로 봐 달라"고 말했다.

이어 "여러분들에게만 맡겨놓겠다는 취지는 전혀 아니다. 자원배분이나 문제 해결에서 가장 힘을 가진 것이 정치"라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기후 문제 관련 원포인트 토론 제안에는 "윤석열 후보께서 오시면 만사 제치고 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