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평등 강조 이재명 "여성(질문자)은 없나요?"…"여성 기자들 없나요?" 文 오버랩

입력 2021-11-12 20:34:26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12일 오후 울산시 남구 울산시의회 대강당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12일 오후 울산시 남구 울산시의회 대강당에서 '청년이 묻고, 이재명이 답하다'라는 주제로 열린 울산지역 청년과의 대담에서 청년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남녀의 전 성애를 놓고 보면 여성이 너무 피해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2일 울산에서 지역 청년 50여명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 후보는 이 자리에서 최근 '반 페미니즘' 게시물을 공유해 논란이 일어난 것과 관련해 이같이 밝히며 양성평등을 강조 했다.

이 후보는 "아버지 청소 잘 안하시잖아요? 안그래요?"라고 되묻기도 했다. 그는 "여성은 남성의 임금 60% 수준밖에 안된다. 승진도 안되지, 양육하느라 경력단절 후 복귀도 안되지 여성이 피해보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하면 '페미니즘'이라 부른다"며 "여성과 남성 평등한 사회를 만들자 해서 '평등가족부'를 제안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간담회에서 여성 참석자의 질문을 이끌어내려 애쓰기도 했다. "여성은 없나요?" "여성분의 질문을 받고 싶다"고 언급했다. 이 후보는 최근 "여성이라는 이유로 차별받아선 안 되는 것처럼, 남성이라는 이유로 차별 받는 것도 옳지 않다"고 말하는 등 2030 남성 표심을 공략하는 행보를 보여왔다. 이에 '여성 지지층을 버리는 거냐'는 비판이 이어졌고, 이같은 여론을 의식해 여성 지지층을 끌어들이기 위한 발언을 한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12일 오후 울산시 중구 울산중앙전통시장을 방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12일 오후 울산시 중구 울산중앙전통시장을 방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의식적으로 여성 질문자를 찾은 이 후보의 모습이 지난 5월 미국 백악관에서 '한국 여기자'를 찾았던 문재인 대통령의 모습과 비슷하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당시 문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후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양국 기자들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마지막 질문을 앞둔 상황에서 문 대통령은 "우리 여성 기자들은 왜 손을 들지 않습니까?"라고 물었다. 잠시 정적이 흐르자 문 대통령은 "아니, 우리 한국은 여성 기자들이 없나요?"라며 재차 여성 기자를 찾았다.

2번의 질문기회 중 첫번째 질문을 남자 기자가 한만큼 여자 기자에게도 질문 기회를 주려는 취지였다고 청와대는 설명했지만 특정 성별을 강조하는 문 대통령의 말이 외신을 통해서도 '이상하게 보였다(seemed odd)' 고 소개됐다. 미국에선 공개 석상에서 특정 성별을 언급하는 것이 매우 낯설게 들리며, 여성을 대놓고 우대하는 건 자칫 '성차별주의(sexism)'로도 받아들여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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