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선대위 인선 내홍
김종인 전 위원장 유력하지만 합류 조건 중진과 갈등 조짐
尹, 중진 '하방' 절충 역량 주목…대변인에 이양수·김병민 임명
국민의힘이 20일 대선 조직인 선거대책위원회를 출범키로 했지만 시작부터 내부 갈등으로 진통을 겪고 있다.
내년 3월 대선에서 정권 교체에 성공할 경우 이번 선대위가 6월 지방선거는 물론 나아가 2024년에 있을 제22대 총선까지 영향을 미칠 이른바 '공신'이 되기에 구성을 둘러싼 알력다툼이 벌어지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이번 국면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정치력을 판단할 첫 시험대라는 말까지 나온다.
이준석 대표는 11일 오전 최고의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이양수 의원과 김병민 대변인을 선대위 대변인으로 임명했다"며 "선대위는 오는 20일 출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선 8일 윤 후보 캠프 종합지원본부장이던 권성동 의원을 대선후보 비서실장으로 임명한 후 두 번째 선대위 인선이다.
이날까지 그밖에 선대위 주요 보직 인선은 안갯속이다. 가장 시급한 건 총괄선대위원장 자리인데 당내에서 잡음이 잇따르고 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유력시 되면서 당 중진들과 갈등이 증폭할 조짐이다.
김 전 위원장이 선대위 합류 '선결 조건'으로 특정 중진 배제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그러자 윤 후보 측에서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비대위원장을 함께 검토 중이라는 말까지 흘러나왔다. 그러자 이 대표는 이날 KBS 라디오에서 김 전 위원장에 대해 "과거 전권을 부여받았던 상황에서 가장 좋은 성과를 냈다"며 "가장 대표적인 게 이번 (야당이 승리한) 서울시장 보궐선거"라고 김 전 위원장을 두둔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정치권 관계자는 "당헌당규에 따라 모든 권한은 윤 후보에게 있는 만큼 선대위 구성 최종결정권자는 윤 후보"라면서 "내년 6월까지 무늬만 대표인 이준석 대표가 주도권을 잃지 않으려 김 전 위원장을 지렛대 삼아 선대위 구성에 관여하면서 어느새 김 전 위원장이 '상수'가 됐다. 이제는 김 전 위원장이 가세하지 않는 상황이 오히려 '야권이 내홍으로 어그러졌다'고 비칠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결국 윤 후보가 '기존 캠프에서 일하던 보좌진, 중진들과 김 전 위원장·이 대표 간 이견을 어떻게 풀어나가느냐'를 두고 정무적 감각, 정치력 시험대에 오른 셈"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정치권 관계자도 "윤 후보가 김 전 위원장 측의 중진 '하방'(下放) 압력을 전적으로 수용할 경우 '윤석열' 이미지에 상당한 손상을 줄 수 있다"면서 "윤 후보가 검사 시절 '인연', '의리' 등을 중요하게 여긴 탓에 따르는 후배들이 생겼고, '윤석열 사단'이라는 말까지 만들어졌다. 그런 그가 당내 경선에서 자신을 도운 이들을 배제할 경우 정치적 손실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양측을 어떻게든 절충하는 선택을 할 가능성이 큰데 이 경우 어떻게 양해를 구하느냐가 정치적 역량의 가늠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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