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지대 주자들 독해지는 혀…거대 양당 후보 모두까기

입력 2021-11-07 16:20:33 수정 2021-11-07 19:50:39

안철수 "음주운전자·초보 중 선택 강요"…이재명·윤석열 한꺼번에 폄하
김동연 "尹 기득권 깨겠다, 소가 웃을 일 '기회의 나라' 말할 자격이 없다"

차기 대선을 겨냥해 더불어민주당도 국민의힘도 아닌 이른바 제3지대 주자들의 혀가 독해지고 있다. 거대 양당이 대선후보를 확정 짓고 본격 채비에 나서자 존재감 부각에 안간힘을 쓰는 모양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7일 서울 마포구의 한 스튜디오에서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와 함께 공동 집필한 대담집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7일 서울 마포구의 한 스튜디오에서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와 함께 공동 집필한 대담집 '대한민국 혁신 논쟁, 선을 넘다' DMZ 북콘서트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는 7일 서울 마포구의 한 스튜디오에서 열린 '안철수-진중권 대한민국 혁신 논쟁, 선을 넘다 북 콘서트'에서 "지금 국민은 음주 운전자와 초보 운전자 중 한 사람을 뽑으라는 선택을 강요받고 있다"며 "(이런 사람들에게) 대한민국 5년을 맡겨달라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를 음주 운전자와 초보 운전자에 빗대며 폄하한 것이다.

이어 그는 "2012년 국민께서 왜 저를 (정치로) 부르셨는가 생각해보니 4차 산업혁명으로 가는 시점에 IT, 의학, 경영, 교육 현장에서 다양한 경험을 가진 사람은 시대를 바꿀 수 있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있었겠다는) 깨달음을 부끄럽게 몇 년 전에 깨닫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걸 완수하기 위해 (여태까지) 실패를 선택했다. 어려운 길이지만, 결국 국민이 세상을 바꿀 힘을 갖고 있다"며 "이번에도 국민께 새로운 선택지를 드리고자 정말로 힘든 도전에 나섰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또 "제왕적 대통령제를 바꿀 힘을 가진 사람은 제왕적 대통령"이라며 "이번이 기회다. 사명감을 갖고 대통령에 뽑힌 사람이 전체적 개혁을 주도해나간다면 새로운 시대를 열 수 있다"며 스스로 차기 대통령 적임자를 자처했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5일 전남 강진 고려청자박물관을 방문해 시민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5일 전남 강진 고려청자박물관을 방문해 시민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정부 초대 경제부총리를 지낸 김동연 새로운물결 창당준비위원장 측도 윤 후보를 향해 "기득권 중 기득권"이라며 "지금까지 단 1분이라도 기득권 깨기와 기회의 나라에 대해 고민해본 적이 있느냐"고 날선 반응을 보였다.

김동연 캠프 송문희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윤 후보의 경우 지금까지 행보는 기득권을 누리기 위한 '정치 검사'의 불나방 행태였을 뿐 기득권 깨기와는 전혀 달랐다"며 꼬집었다. 이어 "윤 후보가 기득권을 깨겠다니 지나가는 소가 웃을 일"이라며 "검사할 때나 정치할 때나 기득권만 쫓아다닌 윤 후보는 '기회의 나라'를 말할 자격이 없다. 윤 후보가 기회를 입에 담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고 비난했다.

김 위원장 측은 지난 5일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윤 후보가 선출되고부터 "제가 제시한 비전을 버젓이 도용하는 모습이 마치 시장에서 스타트업의 핵심 기술을 탈취하는 대기업의 횡포와 진배없다"며 비판하고 있다. 윤 후보 수락연설 말미에 쓰인 "기득권의 나라에서 기회의 나라로"라는 말이 빌미다. 이 표현이 지난 9월 김 위원장이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기득권 공화국에서 기회 공화국으로 대한민국을 완전히 바꾸겠다"고 한 것을 표절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