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울린 22살 청년 존속살인 비극 "국가 왜 존재하나…재난금 주장 정치인들 답해라"

입력 2021-11-04 16:46:53 수정 2021-11-04 17:19:28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이 21일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이 21일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인 유승민 전 의원이 대구 22살 청년의 존속살인 사건과 관련해 "국가는 왜 존재하나. 복지국가는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라고 비통해했다.

유 전 의원은 4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뇌출혈로 쓰러진 아버지를 혼자 돌보다가 가난을 견디지 못해 아버지를 돌아가시게 방치한 22살 청년의 사연을 읽고 마음이 너무 아파온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1인당 소득이 3만 달러가 넘고 선진국 다 됐다는 대한민국에서 이런 비극이 끊이질 않는다"며 "죽어가는 아버지를 어찌 해볼 방법이 없어 전기도, 가스도 끊어진 어둠 속에서 울면서 아버지의 죽음을 기다린 이 청년의 절망을 생각하니 가슴이 터지는 것 같다"고 안타까워 했다.

유 전 의원은 "전국민 재난지원금을, 기본소득을 주장하는 정치인들은 이 비극을 어떻게 해결할지 답해야만 한다"고 "자신들이 얼마나 죄의식도 없이 함부로 떠들어대는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묻기도 했다.

그는 "저런 비극을 해결하는 게 정치의 본질 아닌가"라며 "저 청년이 유죄 선고를 받더라도, 형기를 마치고 꼭 인간의 존엄을 되찾고 행복하게 살기를 기도한다"고 덧붙였다.

◆유승민 울린 사연은?

앞서 전날 셜록과 프레시안은' 공동으로 존속살해 혐의로 징역 4년을 선고받은 22세 청년 A씨의 사연을 다뤘다.

대구지방법원 형사11부(이상오 부장판사)는 지난 8월 13일 존속살해 혐의로 A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A씨는 병세가 악화돼 거동할 수 없는 부친에게 지난 4월 처방약 등을 제대로 제공하지 않았고, 지난 5월부터는 부친에게 8일간 음식을 주지 않은 등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았다.

부친은 지난해 9월 심부뇌내출혈 및 지주막하출혈 등 증세로 지난 4월까지 7개월간 입원치료를 받았지만 부친의 동생(A씨의 삼촌)이 더 이상 병원비를 낼 수 없게 되자 A씨는 결국 부친을 퇴원시킨 것으로 파악됐다.

퇴원 당시 부친은 왼쪽 팔다리 마비로 거동이 힘들고, 코에 삽입한 호스를 통해 음식을 공급하는 '경관 급식'을 해야 해 간병인의 도움 없이는 영양 공급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셜록이 전한 사연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9월 아버지가 쓰러진 후 편의점 아르바이트 등으로 근근히 생계를 유지해야 했다.

A씨 홀로 보증금 1천만원에 월세 30만원 주택에 살면서 월세가 밀리고, 이용료를 내지 못해 전화와 인터넷, 도시가스 등도 끊기는 등 생활고에 시달렸고, 집주인에게 부탁해 보증금 일부를 받거나 아르바이트 비용을 가불받은 것도 여러차례였다고 한다.

A씨의 삼촌은 퇴직금까지 중간 정산하며 아버지의 병원비로 2천만원 가량을 부담해야 했고, 결국 지난 4월경 병원비가 없어 아버지를 퇴원시킬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가스가 끊긴 집에서 A씨는 아버지와 4월 23일부터 함께 지내게 됐고, 24시간 간병과 생활비 부담은 온전히 A씨의 몫이었다.

A씨는 편의점 폐기 상품이나 삼촌이 사다준 음식으로 끼니를 겨우 때우는 일이 다반사였고, 우울증까지 A씨를 잠식했다.

어느날 아버지는 A씨에게 "필요한 거 있으면 아버지가 부를 테니까, 그 전에는 아버지 방에 들어오지 마"라고 말했고, A씨가 5월 3일 밤 방에 들어갔지만, 아버지는 아무말 없이 A씨를 바라보기만 했다고 한다.

5월 8일 아버지가 숨진 것을 발견한 A씨는 119에 신고했고, 경찰에 곧바로 체포됐다고 셜록은 전했다.

다음은 유승민 전 의원 페이스북 글 전문.

< 22살 청년의 존속살인, 국가는 왜 존재합니까? 비극을 막을 책임은 국가에 있습니다. >
뇌출혈로 쓰러진 아버지를 혼자 돌보다가 가난을 견디지 못해 아버지를 돌아가시게 방치한 22살 청년의 사연을 읽고 마음이 너무 아파옵니다.
1인당 소득이 3만 달러가 넘고 선진국 다 됐다는 대한민국에서 이런 비극이 끊이질 않습니다.
죽어가는 아버지를 어찌 해볼 방법이 없어 전기도, 가스도 끊어진 어둠 속에서 울면서 아버지의 죽음을 기다린 이 청년의 절망을 생각하니 가슴이 터지는 것 같습니다.
국가는 왜 존재합니까?
복지국가는 대체 무엇이란 말입니까?
전국민 재난지원금을, 기본소득을 주장하는 정치인들은 이 비극을 어떻게 해결할지 답해야만 합니다.
자신들이 얼마나 죄의식도 없이 함부로 떠들어대는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저런 비극을 해결하는 게 정치의 본질 아닙니까?
저 청년이 유죄 선고를 받더라도, 형기를 마치고 꼭 인간의 존엄을 되찾고 행복하게 살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