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우주로 첫발 '절반의 성공'…"위성궤도 안착 미완의 과제"

입력 2021-10-21 18:13:05 수정 2021-10-21 21:41:43

文 "누리호 위성 궤도 안착은 실패했지만 고도 700㎞까지 쏘아 올려"

순수 국내 기술로 설계·제작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II)가 21일 오후 전남 고흥군 봉래면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2010년 3월 개발사업이 시작된 누리호는 1.5t급 실용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투입하기 위해 제작됐다. 이날 발사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은 누리호의 3단에 1.5t 모사체 위성(더미 위성)을 탑재했다. 연합뉴스
순수 국내 기술로 설계·제작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II)가 21일 오후 전남 고흥군 봉래면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2010년 3월 개발사업이 시작된 누리호는 1.5t급 실용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투입하기 위해 제작됐다. 이날 발사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은 누리호의 3단에 1.5t 모사체 위성(더미 위성)을 탑재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후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연구동에서 이상률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의 설명을 들으며 한국형 발사체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후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연구동에서 이상률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의 설명을 들으며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2)'의 발사를 참관하고 있다. 연합뉴스

순수 국내 기술로 설계·제작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II)가 21일 오후 전남 고흥군 봉래면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돼 우주로의 첫발을 디뎌 절반의 값진 성공을 거뒀다.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누리호'(KSLV-II) 발사와 관련해 "아쉽게도 목표에 완벽히 이르지 못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발사가 이뤄진 나로우주센터를 찾아 발사를 참관하고 결과를 보고받은 뒤 대국민 메시지를 내고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발사체를 우주 700㎞ 고도까지 올려보낸 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이며 우주에 가까이 다가간 것"이라며 "다만 더미 위성을 궤도에 안착시키는 것이 미완의 과제로 남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늘 부족했던 부분을 점검해 보완하면 내년 5월에 있을 두 번째 발사에서는 반드시 완벽한 성공을 거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누리호가 이날 정상비행을 하고도 탑재체의 궤도 안착에는 실패한 것에는 발사체 3단부 엔진 연소가 제 역할을 다하지 못했고, 이 때문에 3단부와 여기에 실려있던 더미 위성이 목표했던 속도를 내지 못한 것이 1차적 원인으로 풀이된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에서 문제가 생긴 것인지는 면밀한 분석이 필요한 상황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의 누리호 비행 분석 결과에 따르면 누리호는 이륙 후 1단 분리, 페어링(덮개) 분리, 2단 분리 등까지는 정상적으로 수행됐다.

하지만 3단에 장착된 7t급 액체 엔진이 521초간 연소해야 하는데, 475초만에 조기 종료됐다. 누리호의 마지막 비행 시퀀스는 더미 위성이 분리된 후 발사체가 위성과 충돌을 피하도록 하는 '회피 기동'이다.

하지만 3단 엔진이 조기 연소하면서 더미 위성 분리 직후 이 과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을 가능성이 지적된다. 항우연 오승협 발사체추진기관개발부장은 "3단에서 기능을 충분히 다 내지 않았다는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그는 "엔진이 문제가 아닐 수 있고, 엔진의 연료, 산화제 공급계 문제일 수도 있고 가압 시스템 문제일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오 부장은 "여러가지 추정되는 부분이 있지만 어떤 한 부분이 제대로 기능 못 하거나 원했던 추력을 못 낸 상황"이라고 말했다.

항우연은 더미 위성이 분리된 것까지는 확인했으나, 더미 위성이 목표 궤도인 지구 저궤도(600∼800㎞)에 투입되는 데 필요한 궤도 속도를 확보하지 못해 결국 추락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상률 항우연 원장은 "(1단부에 있던) 75t급 엔진이 올해 3월 종합연소시험처럼 실제 비행에서도 작동할 수 있을지를 가장 우려했는데 그 부분은 아주 완벽히 잘 됐다"며 "3단 연소시간이 짧았던 부분은 이른 시간에 원인을 찾고 대책을 수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누리호는 1.5t급 실용위성을 저궤도(600~800km) 투입하기 위해 제작됐다. 길이 47.2m, 3단형 로켓이다. 약 37만개 부품은 독자 기술을 통해 개발됐고, 조립 역시 국내 기업이 수행했다. 약 12년 연구 기간 2조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했다.

정부는 이번 누리호 1차 발사을 면밀히 분석해 내년 5월에 2차 발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2차 발사엔 1.3t 위성모사체와 성능검증위성(200kg)이 탑재될 예정이다.

순수 국내 기술로 설계·제작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ll)가 21일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누리호는 1.5t급 실용위성을 지구 저궤도(600~800km)에 투입하기 위해 만들어진 3단 발사체이며 엔진 설계에서부터 제작, 시험, 발사 운용까지 모두 국내 기술로 완성한 최초의 국산 발사체이다. 연합뉴스
순수 국내 기술로 설계·제작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ll)가 21일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누리호는 1.5t급 실용위성을 지구 저궤도(600~800km)에 투입하기 위해 만들어진 3단 발사체이며 엔진 설계에서부터 제작, 시험, 발사 운용까지 모두 국내 기술로 완성한 최초의 국산 발사체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