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캠프워커 6m 깊이 '토양 오염'…정화 사업 '산 넘어 산'

입력 2021-10-22 15:41:31 수정 2021-10-22 17:45:51

최근 자문위원회서 제기된 지적 따라 추가 보완 조사 실시돼야
앞으로 있을 매장문화재 표본조사 결과 역시 사업 진행에 '관건'

지난해 12월 최종 반환 합의된 캠프워커 동쪽 활주로와 헬기장 부지. 매일신문DB
지난해 12월 최종 반환 합의된 캠프워커 동쪽 활주로와 헬기장 부지. 매일신문DB

대구 캠프워커의 토양·지하수 정화 사업이 추가 정밀 조사와 문화재 확인 등 넘어야 할 산이 많아 연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정밀 조사 끝나고 당초 계획 진행되나 싶더니

21일 정화사업을 맡은 한국환경공단에 따르면 지난 7월 말부터 추가로 캠프워커 동쪽 활주로와 헬기장 부지(약 6만7천670㎡) 내 토양과 지하수 오염 조사를 벌인 결과, 1~6m 깊이에서 4천305㎡ 상당 범위의 토양 오염이 확인됐다.

이로써 기존 조사에서 확인된 2만271㎡에 더해 부지 내 오염 범위는 모두 2만4천576㎡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지 내 8곳에 관측정(지하수 조사를 파 놓은 우물)을 추가로 설치해 지하수 오염 확산 여부를 조사했으나, 현재로선 오염 확산이 확인되지는 않았다.

한국환경공단이 지금까지 일부 수정을 거쳐 대략적으로 구상해 온 토양 정화 사업의 향후 계획은 ▷이달 중 정화검증업체 선정 ▷석면 해체 후 부지 경계 부분 담장 철거 및 가설방음벽 설치 ▷11월 대구도서관 부지부터 굴착 정화 작업 착수 ▷12월부터 내년 2월까지 정화 시설물 설치 ▷내년 11월 토양 정화 완료 등이다.

지하수는 ▷부지 경계 구간과 주변 지역에 확산차단벽 설치 ▷지하수 퍼 올려 처리장으로 이송 ▷오염 지하수에 양수정 설치·정화 ▷정화 사업 종료 후 2년에 걸쳐 분기마다 1회씩 현장수질 사후 모니터링 등으로 당초 진행될 예정이었다.

◆시료의 토양 오염도 차이 발생…보완 조사 필요

하지만 지난 18일 반환부지 토양조사 자문위원회 1차 회의에서 추가 보완 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며 이러한 계획들이 연기될 가능성이 커졌다. 1차 회의에서 대구시 보건환경연구원이 별도로 조사한 결과와 한국환경공단의 결과를 교차 분석한 결과, 토양 시료의 오염 농도 차이가 큰 경우가 있어 신뢰성 문제가 제기된 것이다.

이에 따라 공단과 연구원 측은 각자 시료 채취 과정을 바꿔 다시 보완 조사를 실시해야 한다.

김충한 대구시 미래공간개발본부장은 "토양 시료를 채취하는 과정에서 덩어리진 흙 상태인 시료를 으깨지 않고 공단 측과 연구원 측이 각자 덩어리 일부분을 가져가 상이한 결과가 나온 것 같다"며 "양 측이 시료를 섞어서 으깨는 식으로 조사를 다시 하도록 했고 이후 두 결과를 다시 교차 분석할 계획"이라고 했다.

◆문화재 발견 여부도 관건

아울러 향후 문화재 발견 여부도 관건이다. 관련 법률에 따라 1만㎡ 이상 면적에서 건설 공사를 할 때 '문화재 표본조사'를 의무적으로 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유구(옛 건축물 등의 구조와 양식을 알 수 있는 실마리가 되는 자취)가 발견된다면 사업은 늦춰질 수 있다.

현재 공단은 원래 계획 중이던 문화재 표본조사 굴착 과정에서 토양 시료를 추가로 채취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한국환경공단 관계자는 "현재 계획 중인 매장문화재 표본조사는 땅을 몇m 파야 할지 정해진 게 아니라 원지반(흙땅)이 나올 때까지 깊게 굴착해야 하는 작업이고, 이달 중 계획한 담장 철거와 가설방음벽 설치를 위해선 인근 주민에게 안내 과정도 필요해 계획대로 실행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