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정치 잘했다" 윤석열…元 "헌법정신 망각" 洪 "창피해" 劉 "입 벌리면 망언"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가 19일 오후 창원 의창구 경남도당에서 열린 '경남 선대위 임명장 수여식'에서 머리를 넘기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9일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해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정치 잘했다'는 평가를 내놓아 논란이 된 가운데 같은 당 대선 경선 후보들이 일제히 해당 발언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군사 쿠테타와 5.18 말고 잘못한 것이 없다는 윤석열 후보의 인식은 공정과 정의를 위협하였을 뿐만아니라 헌법정신을 망각한 것"이라며 "윤 후보는 오늘의 실언을 사과하시고 대통령의 사명을 깊이 생각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해 "국민을 지키고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두 가지 원칙을 위배했다. 불법적 폭력을 일으켰으며 심각한 부패의 장본인이 되었다"며 "수천억 원의 정치자금을 기업들로부터 강탈했고, 이것이 들통났는데도 본인의 노후자금과 자식 상속자금으로 써놓고 국민에게 오리발을 내민 사람"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 전 총장을 향해서는 "대통령은 불법적 폭력과 부패에 대해 강력하고 단호한 입장을 견지해야 한다"며 "이 분명한 원칙이 서 있을 때 세부적으로 알지 못하는 것도 용납될 수 있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 사람만 잘 쓰면 된다는 인식이야말로 수천 년 왕조 시대의 왕보다도 못한 천박하고 한심한 지도자 철학"이라고 꼬집었다.

홍준표 의원은 같은날 페이스북에 "윤 후보의 오늘도 아무말 대잔치를 보면서 외신이 한국 대선을 '오징어 게임' 같다고 조롱하는 게 이해할 만하다"며 "이런 사람들과 국가 대사를 논한다는 것 자체가 부끄럽고 창피하다"고 직격했다.

유승민 전 의원 캠프의 권성주 대변인은 "윤 후보는 1일 1망언 후보를 넘어 입만 벌리면 망언을 뱉는 '벌망' 후보가 됐다"며 "자신의 실력 부족을 덮기 위해서이든, 당 후보가 되기 위한 극단적 우클릭이든, 호남분들까지 들먹이며 전두환 독재 정권을 옹호한 것은 절대 용납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우리 국민의힘은 그동안 지역 갈등을 깨고 전국 기반 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해 호남에 진심으로 다가섰고, 잘못된 역사에 대해 무릎 꿇어 사죄했다"며 "호남을 심각히 모욕한 오늘 윤 후보의 망언은 그간의 그 모든 노력과 정성을 모두 거짓으로 만들어 버린 망언 중의 망언"이라고 질타했다.

앞서 윤 전 총장은 이날 부산에서 해운대갑 당원협의회를 방문한 자리에서 "전 전 대통령이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정치 잘했다는 분들이 있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전 전 대통령이 지역과 출신을 따지지 않고 각 분야에서 최고 인재를 뽑아 행정을 맡겼다는 점을 높이 평가하면서 나온 발언이었지만, 논란의 소지가 다분했다는 게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