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시험발사한 극초음속 등 신형무기 대거 전시…'미니 SLBM'도 엿보여
김정은, 간부들과 맞담배…무기박람회 형식으로 '정상국가' 과시하려는 듯
북한이 최근 개최한 노동당 창건 76주년 기념 국방발전전람회에서 지난 5년 간 개발한 첨단무기들을 한 자리에 전시했다. 최근 집중적으로 시험 발사한 극초음속 미사일 등 신형 중거리 무기를 대거 전시해 '정상국가' 이미지를 강조했다.
북한은 지난 11일 개최한 국방발전전람회 '자위-2021'의 사진들을 12일 공개했다. 사진을 보면 3대혁명전시관 실내 정중앙의 무대 양쪽에 각종 첨단무기가 전시됐다.
대체로 왼쪽에는 남측을 타격할 수 있는 무기체계, 오른쪽에는 일본과 괌, 알래스카, 미국 본토까지 타격 가능한 무기들을 구분해 전시했다. 휴전 상대국인 대한민국은 물론이고 원거리의 견제 대상국 역시 거뜬히 공격할 수 있다는 뉘앙스를 나타냈다.
무대 위에는 신형전차를 올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연설 배경이 되도록 전시했다.
전람회에는 최근 북한이 집중적으로 시험발사한 신형 미사일도 대거 등장했다.
탄두부가 얇고 뾰족하게 빠진 극초음속 미사일이 '화성-14형' 이동식 발사대에 탑재된 채 전시됐다. 전문가들은 이것이 중거리 이상급 미사일일 것이라 분석했다.
북한이 기존 것보다 기동성과 탐지·추적 능력을 키워 지난달 30일 시험발사한 신형 반항공(지대공) 미사일도 등장했다.
북한이 올해 3월 시험발사했던 신형전술유도탄도 포착됐다. 이는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개량형으로, 대남용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라 평가된다.

'미니'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라 할 만한 신형 무기도 보였다. 뾰족한 탄두 등이 KN-23과 유사한 형상으로, 수중 발사용으로 개발됐으리라 추정된다. 현재 건조 중인 3천t급 잠수함에 여러 발을 탑재하도록 고안된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SLBM '북극성-5형', '북극성-1형' 등이 전시됐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전문연구위원은 "이번 전람회에 전시된 북한의 신형 SLBM은 우리 군의 현무 SLBM과 유사한 방식으로 개발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지난해 10월 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공개한 다탄두 미사일 형태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6형, 지난 2019년 공개한 초대형 방사포도 보였다.
김 위원장과 공군 군인들의 단체사진 배경이 된 대형 화면에는 지난 2019년 8월 10일 미사일 시험발사 영상이 담겼다. 영상 자막에는 이 미사일이 지상대지상탄도미사일 '화성포-11나'형이라고 소개됐다.
전람회 개막식은 야외에서 진행됐다.
이날 북한 공군 전투기 7대가 여러 색깔의 구름 띠를 만들며 화려한 에어쇼를 펼쳤다. 군인들은 상의를 벗은 채 각목과 기왓장을 격파하는 무술행사도 벌였다.
야외 연단에 앉은 김 위원장은 최룡해·조용원·박정천·김덕훈 정치국 상무위원과 정상학·태형철 당비서, 권영진 총정치국장 등 간부들과 함께 웃으며 개막식을 지켜봤다.
군복을 입은 채 도열한 행사 참석자들은 김 위원장이 실내 전시장으로 들어서자 기립박수로 그를 환영했다. 조용원 당 조직비서가 김 위원장의 뒤편 가까운 거리에서 수행해 최측근의 위상을 재확인했다.

사진 속 김 위원장은 간부들과 맞담배를 피우기도 했다. 최룡해 상임위원장과 조용원 당 조직비서, 장창하 국방과학원장, 김정식 당 군수공업부 부부장 등과 원형 테이블에 둘러앉아 다 함께 담배를 피운 모습이다. 그간 김 위원장과 맞담배를 피운 모습이 공개된 간부는 최근 정치국 상무위원에서 해임된 리병철이 유일했다.
지난해 북한은 공공장소 흡연을 법으로 금지했으나 이날 김 위원장을 포함해 7명 중 6명이 담배를 피웠다. 다만 간부들은 최고지도자 앞에서 예의를 지키는 듯 담배를 쥔 손을 테이블 아래쪽으로 내리고 있었다.
그 밖에도 김 위원장은 군 사기를 올리려는 듯 전람회장에서 수십 명의 공군과 단체 사진을 찍고 일일이 악수했다. 국방력 강화에 공헌한 이에게는 최고훈장인 김일성·김정일 훈장부터 노력영웅 칭호, 김일성 주석 이름이 새겨진 시계 표창, 금메달 등을 다양하게 수여했다.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당 부부장, 김 위원장의 의전을 맡은 현송월 당 부부장도 전람회장을 돌아보고 있었다.
전람회장 벽면에는 '주체의 핵강국', '미싸일 맹주국'이라는 대형 문구가 곳곳에 붙어 있었고, 사진 전시코너에는 김 위원장이 직접 사격하는 대형 사진들도 걸려있었다.
북한은 그 동안 정주년(5·10년 단위로 꺾어지는 해) 위주로 열병식을 열어왔다. 그러다 정주년이 아닌 올해 국방발전전람회라는 새로운 형태로 군사력을 과시한 것이 이례적이다.
일각에선 "북한이 군사적 성격이 강한 열병식 대신, 한국을 비롯해 세계 여러 나라에서 진행하는 무기박람회 형식을 택해 정상 국가 이미지를 부각하려 한 것"이라 분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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