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일 갔다가 무더기 '돌파 감염'…"접종 효과 퇴색" 지적도

입력 2021-10-07 16:36:51 수정 2021-10-07 20:38:18

대구 서구 유흥주점 확진과 관련…대다수 60대, 접종 완료자 7명
市 "감염예방 효과 뿐 아니라 중증도·사망률 낮춰…접종 여전히 중요"

지난 1일 오후 대구 수성구 예방접종센터에서 접종이 진행되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지난 1일 오후 대구 수성구 예방접종센터에서 접종이 진행되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접종을 완료한 어르신들이 농번기 농사일을 하면서 무더기로 감염되는 일이 대구에서 발생했다.

7일 대구시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지역감염 46명 중 서구 유흥주점 관련 확진자가 12명으로 집계되면서 지역 확산세를 이끌었다. 이곳은 지난 3일 이용자 1명이 확진된 뒤 경북 지역으로 농번기 농사일을 다닌 그룹과의 연관성이 확인됐다.

감염경로는 농사일을 한 그룹에서 비롯된 것인지, 주점에서부터 시작된 건지는 불분명한 상황이지만 최초 감염이 의심되는 A씨는 두 곳 다 노출이 있었던 사실이 확인됐다.

A씨는 지난달 30일부터 의심 증상이 있었는데, 증상이 있고도 지난 1, 2일 농사일을 하러 다녀온 바 있다.

이날 추가된 확진자 12명 중에서도 7명이 대구 근교의 한 열무 밭에 농촌 일손을 도우러 다녀온 뒤 확진됐다. 7명은 주점을 방문한 적 없지만 농사일을 하면서 감염 전파가 이뤄진 것이다.

관련한 누적 확진자 24명 중 주점을 이용하지 않고 농사일만 다녀온 뒤 확진된 사람은 9명이나 된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달 30일과 이달 1, 2일쯤 하루 일당을 받고 경북의 한 열무 밭에 다니며 농사일을 했다. 한 번 갈 때마다 약 20명의 어르신들이 승합차량을 타고 한 시간 이상 함께 이동했는데, 차량 내부에서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은 채 대화를 하며 감염이 전파된 것으로 추정된다.

또 농사일을 하는 도중에 함께 도시락, 간식 등 음식을 나눠 먹고 이야기를 하며 밀접접촉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부분 한 번에 그치지 않고 여러 차례 농사일을 함께 다니며 반복 노출된 사실도 확인됐다.

확진자들은 대부분 60대 이상 노년층으로, 접종 완료자가 대부분이었다. 접종 시기가 비교적 빨랐던 어르신들이 확진되자 일각에서는 접종 의미가 퇴색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관련 누적 확진자 24명 중 14명이 2차 접종 뒤 14일이 경과한 '접종 완료자'로 돌파감염률이 58.3%나 되기 때문이다. 농사일을 갔다가 확진된 9명 중에서는 77.8%(7명)가 돌파감염 사례로 확인됐다.

방역당국은 접종을 완료했더라도 장시간 마스크를 벗고 '3밀'(밀폐·밀집·밀접) 환경에 머무르면 돌파감염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장시간 3밀 환경에 노출되거나 음식을 함께 먹는 행위는 자제해야 한다. 예방 접종의 목적이 중증도나 사망률을 낮추고, 전파력을 떨어뜨리는 데 있기 때문에 돌파감염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접종을 마치는 게 여전히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