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한복판에 '개 도살 사진'…"대한민국은 개 잡는 선진국"

입력 2021-10-05 17:06:33 수정 2021-10-05 17:16:03

동물권단체 '동물해방물결' 인스타그램 캡처

서울 도심 한복판에 '개 잡는 선진국 대한민국'이라는 문구가 적힌 대형 현수막이 걸려 눈길을 끌고 있다.

동물권단체 '동물해방물결'은 5일 오전 서대문구 창천동 한 고층 건물에 잔혹하게 도살된 개 사진과 함께 '개 잡는 선진국 대한민국'이라는 문구가 적힌 대형 현수막을 내걸었다.

이 단체는 "개 식용 금지 관련 여론이 빠른 물살을 타고 있는 지금, 관련 부처는 여전히 '사회적 합의가 아직'이라며 엇박자를 내고 있다"며 "최근 문 대통령의 '개 식용 신중 검토' 지시 발언과 관련해 정부의 실질적인 움직임을 강력히 촉구하기 위한 행동"이라고 전했다.

앞서 지난달 27일 문재인 대통령은 김부겸 국무총리와 주례회동에서 "이제는 개 식용 금지를 신중하게 검토할 때가 되지 않았는가"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발언 이후 주무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는 뚜렷한 입장 표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찬반 양론이 팽팽하게 대립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는 "반려동물은 인간과 정서적 교감을 하는 생명체"이며 "반려동물을 가족과 같이 여기며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개 식용은 사회적인 폭력일 수 있다"며 환영했다.

반면 양준우 국민의힘 대변인은 "국가가 개인의 취향이나 식습관까지 규제할 권리는 없다"면서 "나의 불쾌함을 이유로 국가에 타인을 강제해 달라고 요구하는 건 시민으로서 자해행위"라고 비판했다.

이날 현장에 나선 장희지 동물해방물결 캠페이너는 "선진국 대한민국에 '개 식용'이 설 자리는 없다"며 "대통령까지 '개 식용 금지'를 거론하며 선명한 방향성을 제시하기 시작한 때, 정부는 이를 구체적인 실행에 옮겨 개들을 오랜 학대와 착취로부터 구해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