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모른다" 해마다 느는 무연고 사망자 5년새 2.4배↑

입력 2021-10-04 17:04:52 수정 2021-10-04 19:43:44

대구 무연고 사망 해마다 증가…가족 관계 끊긴 1인가구 늘고 '코로나 변수' 거리두기 영향
작년 사망자 중 79%가 남성…60대 이상 고령층 68% 넘어

홀몸노인 한현구(가명·81) 씨가 원룸에서 외로이 명절을 보내고 있다. 임재환 기자
홀몸노인 한현구(가명·81) 씨가 원룸에서 외로이 명절을 보내고 있다. 임재환 기자

관계 단절과 빈곤으로 인해 대구의 '무연고 사망'이 해마다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유행한 지난해 가족이 찾지 않는 무연고 사망자가 급증했다. 저소득층 1인 가구의 소외와 복지제도의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

대구 8개 구·군에 따르면 지난해 대구의 전체 무연고 사망자는 191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149명보다 28.2% 늘어난 수치다. 2016~2020년 사이 최근 5년간 증가율은 244%에 달한다. 올해도 지난 8월까지 무연고 사망자가 121명으로, 이 같은 추세라면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무연고 사망자는 가족·친척이 없거나 여러 이유로 시신 인수가 거부된 경우를 말한다. 발견장소 소재지의 행정기관이 시신을 인수해 일정 기간 공지를 거친 뒤 화장과 봉안 등의 처리를 하게 된다.

최근에는 1인 빈곤 가구의 증가와 코로나19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사회·경제적 활동이 줄어든 것이 무연고 사망자 발생 요인으로 꼽힌다. 빈곤가구의 소득이 줄어든 가운데 공공기관의 돌봄 역시 거리두기로 위축된 상황이 이들의 위기를 제때 파악하지 못하게 만들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무연고 사망자 중 상당수가 남성이거나 기초생활 수급자다. 지난해 전체 무연고 사망자 중 남성은 151명으로 79%를 차지했다. 수급자는 147명으로 76.9% 비중이었다. 올해도 8월까지의 전체 집계 중 남성이 67.7%이고, 수급자는 80.1%에 달했다.

나이를 보면 60대 이상 노년층의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2016년 무연고 사망자 중 60대 이상은 49.3%였지만 2019년과 2020년에는 각각 65.9%, 66.3%로 많아졌고, 올해 8월 기준으로는 73.1% 비중에 이르렀다.

김유진 경북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고독사를 포함한 무연고 사망자는 사회관계 단절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며 "코로나19라는 변수가 가족관계 단절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는 더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민간 자원봉사 등 관계형성에 중요한 활동들이 저조해질 수밖에 없었다"며 "위드 코로나 이후 이웃 관계망을 만드는 데 집중하는 등 지역 돌봄체계를 내실화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