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창원 "층간소음 살인, 논현동 고시원 방화 살인과 비슷…진짜 원인은 가해자 공격성"

입력 2021-10-02 12:32:09 수정 2021-10-02 13:01:56

표창원의 뉴스하이킥 유튜브 영상 캡처
표창원의 뉴스하이킥 유튜브 영상 캡처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장이 전남 여수에서 벌어진 '아파트 층간소음 살인 사건'에 대해 "층간소음은 사실 빌미에 불과하고 원인은 가해자가 가지고 있었던 공격성"이라고 추측했다.

표 소장은 2일 MBC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에서 해당 사건을 다루면서 "층간소음이 이 사건 원인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범인이 그것을 그저 빌미로 명분으로 내세웠을 뿐"이라고 이같이 밝혔다.

이어 그는 가해자에 대해 "자기의 내면에 있는 낮은 자존감이나 열등감, 자신의 삶과 세상에 대한 불마을 누군가에게 퍼붓고 파괴하고 공격하고자 하는 욕구가 대단히 강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오래 전에 흉기를 구입해서 만지작만지작 거렸을 테고 언제 어떻게 이것을 표출해낼까 그러다가 결국 촉발요인을 만나서 터뜨린 것"이라고 판단했다.

'5년 전부터 갈등이 있었다'는 경찰 발표에 대해선 그것만으로 범행 동기를 단정짓긴 어렵다고 보고, 다시 한번 가해자의 인격 문제를 언급했다.

표 소장은 "범인에게는 상당히 심각한 인격적인 문제가 있다고 봐야 한다"며 "층간소음 문제만 아니라 가해자가 살아오는 삶 전반에 있어서 사회적 관계 형성이나 또는 타인과 소통이나 사회에 어떤 규범과 문화를 따라가는 문제라든지 다양한 형태의 문제가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추측했다.

오히려 그는 "(가해자가) 자기에게 불만 요소가 되는 대상 중에 공격하기 만만한 대상이 없었을 것"이라며 "가장 쉽고 간단하고 가장 편하고 공격하기에 용이한 대상으로 선정한 것이 위층분(피해자)이라고 봐야 한다"고 했다.

표 소장은 가해자가 자수한 것에 대해 "합리적 범주에 들어가는 살인이 아닌 경우가 있는데 그런 것들을 우리가 이상동기 살인이라고 한다"며 "이번 유형은 분노에 의한 분노이상동기 살인이라고 볼 수 있고 이건 합리적 판단보다는 감정적인 욕구와 충동이 더 크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상동기 살인의) 경우에 일부는 스스로가 그 자리에서 극단적 선택을 하기도 하고 일부는 경찰에 신고를 하기도 하고 일부는 멍하니 망연자실 그대로 있기도 하는 등 이상행동들을 보이는데 이 범인의 경우에는 자수하는 방식을 택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 사건과 비슷한 유형의 사건으로 '2008년 강남 논현동 고시원 방화 살인'을 꼽으며 "(자기가 살던 곳에 불을 지르고)다른 분들이 불을 피해서 나오니까 밖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칼로 마구 살해했던 정모 씨가 내향성 은둔형"이라며 "(해당 사건 가해자도 같은 유형인데) 이런 은둔형 외톨이, 내향적이며 은둔형인 그들이 공격성을 내재할 때 그런 무서운 문제들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앞서 A(34) 씨는 지난달 27일 오전 0시33분 전남 여수의 한 아파트 위층에 사는 가족 4명에게 흉기를 휘둘러 30대 부부를 숨지게 하고 피해자의 60대 부모에게 중상을 입혔다.

피해자 부부의 10대 자녀 2명은 방에서 잠을 자고 있다가 놀라 방문을 잠가 화를 면했다.

범죄 심리 분석관이 살인·살인미수 혐의로 구속된 A씨에 대해 세 차례 심리조사를 한 결과 '내성적인 은둔형 성격'으로 판단했다.

일용직 근로자인 A씨는 일이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혼자 생활했고, 사람들과 만남도 갖지 않고 대화도 하지 않는 전형적인 은둔형 외톨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가 3개월 전 흉기를 구입하고 범행 당시 아파트 현관문을 두드린 뒤 피해자를 보자마자 흉기를 휘두르는 등 범행을 미리 준비를 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