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700억 약정설? 사실무근…사업자금 11억 빌려"

입력 2021-10-02 12:18:38

"김만배-정영학 공동경비 부담 문제로 싸워…중재하다 녹취돼"
검찰, 유동규 오늘 2차 조사…구속영장 청구 검토

대장동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 중 한 명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연합뉴스
대장동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 중 한 명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연합뉴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수익 가운데 700억원을 받기로 했다는 내용으로 일부 언론에 보도된 '700억원 약정설'을 전면 부인하는 입장을 밝혔다.

유 전 본부장 측은 2일 "700억원 약정설은 사실무근"이며 화천대유 측에 개발 이익을 요구했다는 의혹도 "와전됐다"는 입장을 냈다.

정영학 회계사가 검찰에 제출했다는 녹취 파일들엔 유 전 본부장이 경기관광공사 사장을 그만두기 전 화천대유 측에 배당 수익을 나눠달라고 요구했고, 이에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700억원을 주는 방안을 논의한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유 전 본부장 측은 그러나 전날 검찰 조사에서 "공사 사장을 그만두고 정민용 변호사와 천연 비료 사업을 동업하면서 동업 회사 주식을 담보로 사업 자금과 이혼 위자료를 빌리며 차용증을 쓰고, 노후 대비용으로 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말이 와전된 것"이라고 진술했다.

정 변호사로부터 빌린 돈은 11억8천만원이라는 게 유 전 본부장의 입장이다. 그러면서 "천화동인 1호 수익금은 김만배씨가 이미 처분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 전 본부장이 배당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정 회계사의 뺨을 때렸다는 의혹에는 "술기운에 뺨을 린 건 맞지만 이 사건과는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한때 김만배씨와 공동 투자자였던 정 회계사가 검찰에 제출한 내부 대화 녹취 파일 등에 대해선 "공동 경비로 사용할 자금을 두고 두 사람이 상대방이 부담하라며 싸우게 됐다"며 "유 전 본부장이 중재하다가 녹취가 됐다"고 말했다.

전날 검찰은 정 회계사도 불러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두 사람 사이에 대질 조사는 없었다고 한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은 전날 유 전 본부장을 체포해 조사한 뒤 서울구치소에 수감했으며 이날도 소환해 이틀째 조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검찰은 체포시한이 3일 오전인 만큼 이날 조사를 마친 뒤 구속 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전날 일부 언론들은 대장동 개발 관련사들 사이에서 개발 사업 수익 중 약 700억원을 유 전 본부장에게 배분하는 방안을 논의한 녹취록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유 전 본부장이 별도 회사를 세워 투자받는 안이 채택됐으며 그 회사가 정 변호사와 세운 '유원홀딩스'라는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