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물량 수급 상황 따라 접종 간격 ‘이랬다 저랬다’…시민 혼란 가중

입력 2021-09-29 16:24:59 수정 2021-09-29 19:36:43

2달여 만에 접종 간격 3번 조정…"접종 일정따라 개인 일정 맞춰뒀는데 난감"
정부 접종 지침 수시 번복에 일선 위탁의료기관 혼선…문의전화 쇄도

29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예방접종센터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백신을 접종받고 있다. 18세 이상 중 미접종자나 미예약자는 이달 30일 오후 6시까지 사전예약시스템에서 접종 일정을 잡을 수 있다. 연합뉴스
29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예방접종센터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백신을 접종받고 있다. 18세 이상 중 미접종자나 미예약자는 이달 30일 오후 6시까지 사전예약시스템에서 접종 일정을 잡을 수 있다. 연합뉴스
[그래픽] 코로나19 mRNA 백신 접종 간격 조정 (서울=연합뉴스) 장예진 기자 = 27일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내달 11일부터 화이자·모더나 등 mRNA(메신저 리보핵산) 계열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1·2차 접종 간격이 다시 4∼5주로 줄어든다. jin34@yna.co.kr 트위터 @yonhap_graphics 페이스북 tuney.kr/LeYN1 (끝)
[그래픽] 코로나19 mRNA 백신 접종 간격 조정 (서울=연합뉴스) 장예진 기자 = 27일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내달 11일부터 화이자·모더나 등 mRNA(메신저 리보핵산) 계열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1·2차 접종 간격이 다시 4∼5주로 줄어든다. jin34@yna.co.kr 트위터 @yonhap_graphics 페이스북 tuney.kr/LeYN1 (끝)

정부가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을 높이기 위해 화이자·모더나 백신에 대한 1, 2차 접종 간격을 줄이면서 시민들과 일선 의료기관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백신 수급 상황에 따라 두 달여 만에 접종 간격을 세 번이나 조정했는데, 조정된 접종 일정에 따라 다른 일정들을 줄줄이 바꿔야 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지난 27일 4분기 접종계획을 발표하면서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에 대한 접종 간격을 기존 6주에서 4~5주로 당겼다. 10월 11일~11월 7일 사이 2차 접종 예정자는 6주에서 5주로 간격이 한 주 당겨지고, 11월 8일~11월 14일 2차 접종 예정자는 접종 간격이 두 주가 당겨진다.

당초 정부는 화이자, 모더나 백신은 각각 3주, 4주 간격으로 1‧2차 접종을 하기로 했다. 이후 7월 말 두 백신 모두 접종 간격을 4주로 통일했고, 지난 8월에는 백신물량 조달이 어려워 6주로 간격을 다시 늘리기로 했다.

최근에는 10월 말~11월 초 '위드 코로나'로 방역체계 전환을 목표로 접종완료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다시 4~5주로 간격을 줄인 것이다.

고무줄처럼 늘렸다 줄였다 하는 접종 간격에 시민들은 혼란을 호소했다.

회사원 A씨는 "접종 일정에 따라 공가나 출장 계획 등 일정을 모두 맞춰놨는데 2차 접종을 앞두고 간격이 갑자기 당겨진다고 하니, 일정을 조정하기가 어렵다"며 "11일은 대체공휴일이어서 접종을 하지 않는 병원들도 많을 텐데 갑작스런 조정에 혼란스러워하는 지인들이 많다"고 말했다.

위탁의료기관에서도 접종 예정자들의 문의 전화가 쇄도하는 등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대구 북구의 한 위탁의료기관 관계자는 "접종 안내 문자가 병원 번호로 나가다 보니, 병원에서 마음대로 간격을 조정한 걸로 오해하는 분도 더러 있다. 또 7일 또는 14일 단축이 아닌 다른 간격으로는 변경이 안 되냐는 등 각종 문의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고 했다.

정부의 방침이 수시로 바뀌는 점도 혼란을 부추긴다. 잔여백신 접종 대상자 선정도 병원 재량권으로 뒀다가 이를 번복하기도 하고, 잔여백신으로 접종할 수 있는 인원 제한도 한시적으로 해제하는 등 거의 매주 지침이 조금씩 달라진다는 게 병원 관계자들의 얘기다.

지난 13일 질병관리청에서 의료기관별로 하루에 등록할 수 있는 잔여백신 개수에 제한을 뒀던 것을 한시적으로 없애면서 한 번에 수십 개의 물량을 등록하는 의료기관도 있는 상황이다.

한 병원 관계자는 "백신 물량이 부족할 때는 잔여백신으로 하루 최대 접종할 수 있는 인원 수를 모더나 백신 11명, 화이자 백신 6명, 아스트라제네카 11명 등 각 1 바이알(병)로 제한을 뒀지만 이 제한을 없애자, 물량이 남아도는 일부 병원에서는 66개를 한꺼번에 올리기도 한다"고 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질병관리청에서 접종률 향상을 위해 잔여백신에 대한 제한을 한시적으로 완화해 백신을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했고, 위탁의료기관에서도 잔여백신 접종이 많이 이뤄지고 있다. 백신 관련 지침은 지자체 단위에서 결정짓는 게 없고 질병청의 통일된 지침에 따르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