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사랑] 걷지 못하는 아들, 몸 약한 딸…천식 앓는 엄마의 고군분투

입력 2021-09-28 06:30:00 수정 2021-09-29 16:26:37

남편은 술로 가정에 소홀, 외도까지 일삼아 헤어졌지만 양육비까지 안 줘
난치병으로 아들은 걷지 못하고 딸은 쓸개에 혹있어 치료 필요하지만 돈 없어

엄마 방진화(가명·43) 씨가 아들 윤우(가명·14)를 꼭 안아주고 있다. 배주현 기자
엄마 방진화(가명·43) 씨가 아들 윤우(가명·14)를 꼭 안아주고 있다. 배주현 기자

주위에 논이 즐비한 대구 외곽의 한 동네 길가. 엄마 방진화(가명·43) 씨가 느린 발걸음으로 아들 윤우(가명·14)가 탄 휠체어를 민다. 가로수 사이로 내리쬐는 햇빛이 윤우의 얼굴에 드리운다. 매일 집 안에서만 생활하는 윤우는 잠깐의 외출이 세상에서 제일 좋다. 그렇게 도착한 한 초등학교 앞. 하교 중인 딸 윤진(가명·9)이 엄마와 오빠를 향해 뛰어온다. 셋은 왔던 길을 되밟아 다시 집으로 향한다. 윤진이를 데리러 외출을 다녀오는 이 40분이 윤우의 하루에 허락된 유일한 외출 시간이다.

◆가정에 소홀한 남편과 이혼

방 씨는 강한 엄마가 돼야 했다. 윤우가 태어난 지 2개월 되던 날, 폐렴이 와 방 씨는 급히 병원을 찾았다. 하지만 발견된 건 뜻밖의 병이었다. 윤우는 비정상적으로 간 수치가 높았고 유전자 검사 끝에 근육이 점점 약해지는 '근이영양증' 판정을 받았다. 의사는 윤우가 걷지도 못할뿐더러 20살 때까지밖에 못 산다는 독한 말을 퍼부었다. 이를 쉽게 받아들일 엄마는 없었다. 서울의 큰 병원을 찾았지만 돌아온 대답은 같았다.

남편은 가족을 도통 신경 쓰지 않았다. 술을 좋아했고 월급의 전부를 술에 쏟아부었다. 게다가 시어머니마저 방 씨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미워했다. 시어머니는 며느리 흉을 남편에게 퍼부었고 남편도 점점 방 씨가 탐탁지 않았다. 그러던 중 둘째가 생겼다. 남편은 더욱 가족을 방치했고 매번 술을 마신 뒤 늦은 귀가를 반복하다 결국 사달이 났다. 말다툼은 가정폭력으로 변했고 방 씨는 전치 4주 진단을 받았다.

그래도 가정을 지키고자 방 씨는 참기로 했다. 남편과 헤어지면 두 아이를 제대로 키울 수가 없을 것 같았다. 스트레스보다 더 무서운 건 '돈'이었다. 우울증과 무기력함이 방 씨를 감싸왔지만 버티고 버텼다. 그러다 3년 전 겨울, 남편은 다른 여자가 생겼다며 이혼을 요구했다. 방 씨는 그만 비참해지기로 했다.

◆아픈 아들, 딸 홀로 돌봐

두 아이를 살리려 방 씨는 몇 년을 기계처럼 일만 했다. 낮에는 아픈 아들을 돌봐야 했기에 그가 일할 수 있는 시간은 아이들이 잠든 밤뿐이었다. 그는 집에 설치한 CCTV 하나에 의지한 채 편의점 야간 아르바이트를 나섰다.

돈은 좀처럼 모이질 않고 생활은 더 어려워졌다. 윤우의 재활 치료로 도심으로 자주 나와야 해 차비라도 아껴볼까 겨우 보증금 500만원을 구해 시내로 집을 옮겼다. 하지만 높은 월세에 좁은 집은 이들을 더욱 괴롭혔다. 방 씨는 일을 더 악착같이 해야 했고 아이들은 좁은 원룸에서 몸 하나 편히 눕지 못하며 지내야 했다. 휠체어를 타는 윤우에게 집은 너무나 좁고 불편한 곳이 돼 갔다. 전 남편은 양육비조차 주지 않았다. 최저시급만 월세와 생활비, 교통비를 모두 감당해야 했다.

하지만 방 씨의 몸은 점차 따라주지 않았다. 사실 몸이 성치 않은 건 엄마와 딸도 마찬가지였다. 방 씨는 천식을 앓고 있지만 어려운 형편에 치료 한번 제대로 받지 못했다. 병원에선 효과가 좋은 비싼 약을 권했지만 방 씨는 늘 보험이 되는 저렴한 약물치료를 받아야 했다. 딸 윤진이는 어릴 때부터 쓸개에 붙어있는 작은 관에 혹이 생겨 수술을 받았다. 상태가 심각해 패혈증 직전까지 간 윤진이는 설사와 소화불량을 달고 산다.

셋은 꾸역꾸역 하루를 살아가는 중이다. 최근 좋은 집 주인을 만났다. 좁은 집을 벗어나 다시 저렴한 방이 있는 대구 외곽지역으로 이사를 했다. 하지만 최근 방 씨의 천식 상태가 나빠지면서 이제 기초생활수급비 140만원에 의지해서 사는 중이다.

친구들과 어울리거나 학원을 가는 것도 이들에겐 사치다. 더군다나 윤우는 학교에 다니기 어려워 집에서 방문 수업을 받고 있기에 더욱 바깥 생활과는 단절됐다. 윤우는 굳은 다리에 대한 재활 치료도 받아야 하지만 돈이 없어 치료를 멈춘 지도 오래다. 그런 아이들을 하염없이 지켜볼 수밖에 없는 엄마는 매일 속만 타들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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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성금전달 내역]

◆시한부 남동생으로 네 명의 조카 홀로 돌보는 김정임 씨에 1,865만원 전달

매일신문 이웃사랑 제작팀은 남동생은 암에 걸려 시한부 인생을 살고 올케는 집 나가버려 네 명의 조카 홀로 돌보는 김정임(매일신문 9월 7일 자 10면) 씨에 1천865만8천원을 전달했습니다.

이 성금에는 ▷㈜삼이시스템 10만원 ▷심윤희 10만원 ▷라선희 3만3천원 ▷김영수 2만원 ▷강서윤 1만원 ▷강지원 1만원 ▷김성옥 1만원 ▷이운대 1만원 ▷이진기 5천원 ▷'강해만이진주' 3만원이 더해졌습니다. 성금을 보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아들은 정신질환으로 아프고 노모는 노환으로 집 안에서만 생활하는 최남순 씨 가족에 3,041만원 성금

아들은 조현병, 대인기피증으로 세상과 단절됐고 노모는 노환으로 생계 꾸리기 어려워 집 안에서만 지내는 세 모자 최남순(매일신문 9월 14일 자 10면) 씨 가족의 사연에 50개 단체 190명의 독자가 3천41만1천원을 보내주셨습니다. 성금을 보내 주신 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DGB대구은행 200만원 ▷건화문화장학재단 200만원 ▷㈜태원전기 100만원 ▷피에이치씨큰나무복지재단 100만원 ▷빛명상본부 60만원 ▷신라공업 50만원 ▷㈜태린(최원민) 45만원 ▷(재)대백선교문화재단 40만원 ▷금강엘이디제작소(신철범) 40만원 ▷성서한미병원(신홍관) 30만원 ▷㈜신행건설(정영화) 30만원 ▷한라하우젠트 30만원 ▷한미병원(신홍관) 30만원 ▷㈜동아티오엘 25만원 ▷㈜백년가게국제의료기 25만원 ▷㈜구마이엔씨(임창길) 20만원 ▷㈜우주배관종합상사(김태룡) 20만원 ▷㈜태광아이엔씨(박태진) 20만원 ▷대창공업사 20만원 ▷원일산업 20만원 ▷㈜이구팔육(김창화) 15만원 ▷㈜삼이시스템 10만원 ▷IBS (전병집) 10만원 ▷동양자동차운전전문학원(이보영) 10만원 ▷명EFC(권기섭) 10만원 ▷베드로안경원 10만원 ▷봉산성결교회 10만원 ▷선진건설㈜(류시장) 10만원 ▷세무사박장덕사무소 10만원 ▷세움종합건설(조득환) 10만원 ▷제이에스테크(김혜숙) 10만원 ▷채성기약국(채성기) 10만원 ▷칠곡한빛치과의원(김형섭) 10만원 ▷국선도평리수련원 6만원 ▷동신통신㈜(김기원) 6만원 ▷건천제일약국 5만원 ▷극동특수중량(김형중) 5만원 ▷김영준치과 5만원 ▷대경ENG(이경호) 5만원 ▷세무사김기욱사무소(김기욱) 5만원 ▷우리들한의원(박원경) 5만원 ▷이전호세무사 5만원 ▷중앙안과의원(김일경) 5만원 ▷참한우소갈비집(신동애) 5만원 ▷흥국시멘트상사 5만원 ▷매일신문구미형곡지국(방일철) 3만원 ▷대원전설(전홍영) 2만원 ▷모두케어(김태휘) 2만원 ▷서성상회(박형근) 2만원 ▷하나회 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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