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천명대 넘어선 확진자에 정부도 '아연실색' 위드코로나 늦어질 듯

입력 2021-09-24 23:23:08 수정 2021-09-25 06:56:34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22일 서울역에서 열차에서 내린 귀경객들이 역사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22일 서울역에서 열차에서 내린 귀경객들이 역사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석 연휴가 끝나기가 무섭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급증세로 돌아서면서 방역당국이 초긴장 상태에 놓였다.

지난주 금요일부터 월요일까지 나흘 연속 '요일 최다'를 기록하는 등 연휴 기간에도 확산세가 꺾이지 않으면서 1천700명대 확진자가 나오더니 연휴 이후 첫날인 23일 2천400명대로 치솟으면서 연일 하루 최다 확진자 기록을 경신하는 모양새다.

24일에도 전국 곳곳에서 감염자가 속출하면서 전문가들의 3천명대 우려가 현실화됐다.3천명대 도달 시점도 당국이나 전문가들의 예상보다 훨씬 빨라졌다. 특히 내주부터는 추석 연휴 대규모 인구 이동의 여파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여 감염 규모는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 여름 휴가철 때처럼 수도권발(發) 전국 대확산이 우려되고 있다.

이번 4차 대유행은 정점을 예측하기조차 힘든 상황이다. 정부가 대응책 마련을 고심 중이지만 뾰족한 해법이 없는 상태다. 오히려 큰 틀의 방역 구상이 무력화 하는 양상이다.

일례로 정부는 백신 접종 완료율이 70%를 넘는 10월 말께부터 단계적 일상 회복 방안, 즉 이른바 '위드(with) 코로나'로의 점진적 전환을 검토한다는 방침이었으나 지금처럼 확산세가 계속될 경우 조기 적용은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다시 확산하며 신규 확진자 수가 1천700명대 초반을 나타낸 22일 서울 중구 서울역 광장 임시 선별검사소에서 귀경객들이 코로나19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다시 확산하며 신규 확진자 수가 1천700명대 초반을 나타낸 22일 서울 중구 서울역 광장 임시 선별검사소에서 귀경객들이 코로나19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2천434명이다. 지난달 11일 2천221명 이후 44일 만에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전날(1천715명)과 비교하면 무려 719명 늘면서 1천700명대에서 곧바로 2천400명대로 직행했다.

추석 연휴 기간 검사 수가 감소했다가 다시 평일 수준으로 증가하면서 확진자가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이후에도 확진자는 폭증해 이날 0시부터 오후 9시까지 21시간 동안 전국에서 2천924명의 감염자가 쏟아졌다. 9시 이후로도 추가 확진자가 나와 3천명 선도 넘었다. 3천명대 확진자는 국내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지난해 1월 20일 이후 1년 8개월여, 정확히는 614일 만의 일이다.

지난 7월 초 시작된 4차 대유행은 벌써 석 달 가까이 이어지며 가라앉을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하루 확진자는 지난 7월 7일(1천211명) 이후 80일 연속 네 자릿수로 집계됐다.

김부겸 국무총리가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부겸 국무총리가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이동량이 늘면 확진자도 늘 것이라는 많은 전문가들의 예측이 있었지만, 그 확산세가 놀라우면서도 이러한 상황을 미리 막지 못해서 대단히 안타까운 심정"이라면서 "연휴로 인해 다소 이완됐을 수 있는 방역 체계를 꼼꼼하게 점검해달라. 방역이 안정적으로 관리되지 못한다면 단계적 일상 회복도 늦어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문제는 당국의 방역망을 벗어나 감염 원인조차 파악이 어려운 확진자의 수도 점점 많아지는 것. 최근 4주간 신규 확진자 가운데 감염원을 알 수 없는 '감염경로 조사중' 비율은 주간 단위로 33.3%→33.6%→36.3%→39.8%를 나타내며 지속해서 상승해 40%에 육박한 상태다.

신규 확진자 10명 중 4명은 '조용한 전파'로 인해 언제, 어디서 감염됐는지조차 알지 못하는 셈이다. 박향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감염경로 조사 중 비율이 높아진 것은 그만큼 확진자가 접촉한 감염원을 찾아내기가 어려워졌다는 것"이라며 "방역망 내 관리 분율이 낮아진 것은 절대 확진자 숫자가 늘어나 역학조사 속도가 느려지거나 무증상 감염이 많은 델타형 변이 바이러스의 특성으로 인해 지역감염이 확산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내주부터 추석 연휴 대규모 인구 이동에 따른 영향이 본격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박 반장은 "연휴 기간 사람 간 접촉이 늘면서 오늘, 내일 검사 수가 늘고 확진자도 늘어날 것"이라며 "다음 주 중에 추석 연휴 동안의 접촉으로 인한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