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경비원으로 근무하는 고령의 아버지가 한 주민으로부터 유통기한이 3∼4년이나 지난 선물세트를 받았다는 자녀의 글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와 공분이 일고 있다.
24일 네이트 판에 '경비원한테 유통기한 지난 쓰레기 선물 세트 주는 사람'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아버지가 수년간 아파트경비원으로 일하고 있다고 밝힌 A 씨는 "경비원들한테 유통기한 지난 쓰레기 먹으라고 주거나 자기 쓰기 싫고 버리기 아까운 거 생색낼 겸 준다는 얘기 들어 보셨나"라고 물은 뒤, "그간 유통기한 지난 코코아 가루, 화장품 이런 건 소소하게 몇 번 받아오시긴 했었는데 오늘 너무 충격 받았다"며 사진과 함께 폭로를 시작했다.
그는 사진에 관해 "딱 봐도 상자 겉면이 많이 긁히고 곰팡이가 보이길래 열어봤더니 스티커는 이미 개봉해 잘려 있고 상자 안쪽이 온통 곰팡이더라. 이상해서 유통기한을 보니 2018년 것이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A씨는 또 다른 식용유와 햄 세트 사진도 보여주며 "이미 표면에 오염이 심하고 곰팡이 냄새도 확 났다"면서 "뚜껑을 열어보니 참담하다. 믿을 수 없어서 설마 하고 확인해보니 유통기한이 무려 2017년이었다"라고 분노했다.
부친이 유통기한이 한참 지난 선물세트를 2개나 받아온 것에 관해 A씨는 "아버지께 여쭤보진 않았지만 같은 사람이 줬을 것 같다. 두 사람이 같은 날 이런 쓰레기를 줬을 것 같진 않다"고 주장했다.
A씨는 "아버지는 오랫동안 외국과 무역을 하시며 사업체를 경영해 오시다 은퇴 후 가만히 계시는 성격이 못 되셔서 경비원 일을 하신 지 수년이 됐다"고 밝히며 속상함을 드러냈다.
그는 "요즘 배울 만큼 배우고 소일거리로 경비원 하시는 분들 많다. 저런 쓰레기 받아도 모르고 쓰고, 먹지도 않는다. 기분 나빠도 말 안 하고 버린다"고 말했다.
이어 "혹여 정말 절박한 생계로 경비 일을 하신다 해도 이런 쓰레기를 주면 안 되지 않겠냐, 고령의 경비원들이 드시고 몸 상하고 탈이라도 나면 어쩌려고 이러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아버지가 선물 들어왔다고 무거우니 집에 가져가 달라고 해서 제가 받아왔는데 너무 어이없고 화나고 씁쓸하다"면서 "내용물은 모른 채 웃으면서 고맙다고 인사했을 아버지 생각하니 너무 화나고 누가 줬는지 물어서 눈앞에 다 집어 던지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소식을 접하고 분노하는 누리꾼들의 댓글이 쏟아지는 가운데, 비슷한 경험을 겪은 누리꾼들의 일화도 눈에 띄었다.
A씨의 글에 한 누리꾼은 "친정엄마가 서울 양천구의 한 아파트에서 미화원으로 일하는데 한 주민이 먹으라고 과자를 주더라, 집에 가져오신걸 친정 오빠가 확인하니 유통기한이 다 지난 것이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공기업을 은퇴한 우리 아버지도 경비원 일을 하시는데 유통기한이 지난 라면을 받으신 적이 있다"며 "여전히 경비원을 하수인 내지는 무척 가난한 사람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많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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