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온 유승민, 배신자 프레임 '정면돌파'…이번엔 통할까(종합)

입력 2021-09-13 15:24:03 수정 2021-09-13 20:48:09

"TK 유일한 아들, 서운함 거둬 달라"…국힘 경선 1차 컷오프 전 대구 찾아
尹 주춤하자 洪 지지율 치솟는데 '배신자 프레임' 탓 못 치고나가
"마음 열어주시면 정권교체 헌신"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이 13일 대구 서문시장을 찾아 지지자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이 13일 대구 서문시장을 찾아 지지자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유승민 국민의힘 대선 경선후보가 13일 대구를 찾아 "대구경북(TK) 시도민들이 섭섭한 마음을 거두고 지지해주신다면 지지도가 빠른 시간 안에 급상승할 잠재력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 1차 컷오프를 이틀 앞두고 '보수 텃밭'이자 고향인 대구를 찾아온 유 후보는 이날 서문시장 상인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변화와 혁신으로 정권을 재창출하지 못하고 오만하고 무능하며 위선적인 문 정권에 정권을 빼앗긴 점에 대해 늘 책임이 있다고 통감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굳건한 1위를 지키던 윤석열 후보가 최근 '고발 사주' 의혹 등으로 흔들리는 가운데, 유 후보의 지지율도 조금씩 반등하는 분위기지만 홍준표 후보만큼의 폭발적인 상승세를 보이지는 못하고 있다.

그 이유 중 하나로 박 전 대통령 탄핵과 연관된 '배신자 프레임'이 꼽힌다. 탄핵 당시 그의 태도에 실망한 강경 보수층이 좀처럼 마음을 열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유 후보는 대구를 방문할 때마다 일부 강성 보수 지지자가 '배신자'를 외치며 따라다니는 상황을 마주해야 했다.

이를 의식한 듯 유 후보는 이날 대구 중구 서문시장과 동산병원, 옛 지역구인 동구에 있는 방촌시장을 방문하는 등 밑바닥 민심을 구석구석 훑었다. 스스로를 프레임에 가둔 TK 표심과 직접 마주하는 방식으로 상황을 정면돌파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유 후보는 "대구경북(TK) 시도민들께서 (경선후보 중) 유일한 TK의 아들인 저를 서운함을 거두고 지지해주시면 분명 후보가 될 수 있다. 지금까지 서운했던 마음을 정권교체로 반드시 갚겠다"며 "1차 컷오프가 끝나면 후보가 압축되는 과정에서 TK 지역민 여러분을 직접 찾아뵙고 말씀을 많이 드릴 것"이라고 자신했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유승민(가운데) 전 의원이 13일 대구 서문시장을 찾아 점심식사로 국수를 먹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유승민(가운데) 전 의원이 13일 대구 서문시장을 찾아 점심식사로 국수를 먹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스스로 '중도·청년층 확장성이 가장 강하다'고 자부해온 유 후보는 정작 20·30세대의 지지가 홍준표 후보에게 쏠리는 것에 대해서는 "일시적인 지지이고, 충분히 움직일 수 있다"며 "저에 대한 중도층과 수도권 젊은 층의 지지는 4년 전 대선부터 나온 거품이 없는 견고한 지지"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국민의힘 험지인 호남 지역에 관해서도 "광주에서도 이번 대선에 대해 상당히 혼란을 느끼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서 이낙연 후보가 아닌 이재명 후보가 되는 쪽으로 가고 있기 때문"이라며 "국민의힘 후보가 누가 되는 지에 관심이 많더라. 제가 광주전남에 갈 때마다 보수 정치의 변화와 혁신을 늘 강조했기 때문에, 제가 후보가 된다면 호남에서 상당히 마음을 많이 열어주실 것으로 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지율 반전 시점으로는 '10월'을 재차 강조했다. 유 후보는 "10월 초면 4명으로 압축이 되는데, 그때부터 11월까지가 가장 변화가 많을 수 있는 시기"라며 "그때는 민주당 후보가 확정되는데, 그 후보와 1대1로 붙었을 때 과연 누가 이길 수 있느냐를 보고 우리 후보를 선택하실 것이고,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