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환경운동연합 ‘천재(天災) 속의 인재(人災)’ 성명서
소하천들에 만들어진 불필요한 옹벽과 보(洑)도 문제로 지적
포항시 "하천 등 통상 시간 당 30㎜ 기준 설계…70㎜ 폭우엔 못견뎌"

태풍 오마이스에 따른 경북 포항시의 수해 지역 중 북구 죽장면의 피해가 가장 컸던 것은 산지에 대한 과도한 벌목과 소하천에 만들어진 불필요한 옹벽과 보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포항환경운동연합(이하 환경연합)은 8일 '천재(天災) 속의 인재(人災)' 성명서를 발표하고 산림훼손이 피해를 키웠다고 주장했다.
환경연합은 "죽장면은 전체 면적의 90%가 임야이며, 깊은 계곡·하천으로 어우러진 산간지역이다. 3시간 동안 129㎜의 집중호우가 골짜기를 중심으로 범람한 것에 대해 주민들은 이구동성으로 무분별한 산림훼손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죽장 전역에 걸쳐 수년 전부터 이루어진 대규모 벌목사업이 계곡 상류에서부터 범람하는 사태를 유발했다"며 "벌목 후 방치된 나무와 부엽토들이 흘러내려와 하천을 막으며 피해를 가중시켰다"고 주장했다
앞서 2018년에도 환경연합은 농민들과 함께 벌목사업과 관련해 포항시와 간담회를 통해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고 2019년 죽장면 가사리 한 주민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벌목에 따른 수해피해를 호소하기도 했다.
본지 취재 결과 최근 3년 간 북구 죽장면의 산림 벌목 면적은 17곳에 194.69㏊(약 58만평)이었고, 현재까지 죽장면의 태풍 피해 쓰레기 960t 중 30%가 폐목재류로 나타났다.
환경연합은 소하천들의 범람을 야기한 또 다른 원인으로 불필요한 옹벽과 보 때문이라는 지적도 했다.
환경연합은 "수로가 좁아진 옹벽은 폭우로 인한 수량을 감당하지 못하고 하천은 범람하게 된다. 시·도의원이 예산을 확보해 개인의 이해관계에 따라 하천 폭을 축소하는 옹벽이나 다리·잠수교를 무분별하게 설치하는 것은 하천의 기능을 해치고 특혜시비를 야기할 뿐이다"고 했다.
환경연합은 해결책으로 "급경사와 급커브로 각지고 좁아진 하천의 폭을 넓히고 흐름을 완만하게 해야 집중호우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과거 농업용수 이용을 위해 설치한 오래된 보는 쌓이는 토사로 인해 하천의 흐름을 방해한다. 필요 없는 보를 철거하는 것이 홍수피해를 예방하는 길이다"고 했다.
이에 대해 포항시 관계자는 "벌목 문제로 일부에서 농가와 산주 사이 소송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현재 하천 교량의 시설물들은 시간 당 30㎜ 이하의 강우량에 맞춰 대부분 설계돼 있다. 죽장의 경우 최대 시간 당 강우량이 70㎜에 육박했다. 이 정도 폭우면 어느 지역이고 감당하기 힘들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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