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코선 봉무 차량기지 주민간담회' 파행

입력 2021-08-23 18:02:35 수정 2021-08-23 21:50:51

봉무동 주민 "차량기지 주민피해 심각…구청 대책 마련하라"
"직을 걸고 건설 막겠다"는 배 청장 약속에도 불만 여전

23일 대구 동구 불로봉무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열린 도시철도 엑스코선 차량기지 관련 주민 간담회에 참석해 배기철 동구청장의 설명을 듣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23일 대구 동구 불로봉무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열린 도시철도 엑스코선 차량기지 관련 주민 간담회에 참석해 배기철 동구청장의 설명을 듣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엑스코선 차량기지 건설에 반대하는 주민의 의견 수렴을 위해 마련된 대구 동구청의 간담회가 파행 속에 끝났다. '직을 걸고 막겠다'는 배기철 동구청장의 약속에도 불구, 주민들은 구체적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동구청은 23일 불로봉무동행정복지센터에서 엑스코선 차량기지 주민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엑스코선 차량기지 건설반대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 회원 40여명이 '봉무IC 차량기지 결사반대'라고 적힌 빨간 띠를 두른 채 참석했다. 앞서 비대위는 이날까지 인근 주민 1천114명의 반대 서명을 받아내기도 했다.

간담회는 시작부터 삐걱댔다. 배 청장이 인사말에서 '빨간 띠를 두르고 올 만한 일이 아니다', '단순히 조그만 소요로 생각했는데 일이 크게 번지는 것 같다'는 발언을 하면서 주민들이 크게 반발했기 때문이다.

주민 반발이 거세지자 배 청장은 강하게 차량기지 건설을 막아내겠다는 약속을 내놨다. 정비창 건설이나 토지수용 과정 등 구청 허가가 필요한 부분에서 적극 개입하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배 청장은 "직을 걸고 엑스코선 차량기지 건설을 막아내겠다. 이 경우 엑스코선의 이시아폴리스 연장이 어려울 수 있지만 주민 의견이라면 반영하겠다"며 "다만 아직은 사업이 제대로 시작조차 하지 않은 단계여서 구청이 당장 의견을 내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대구시가 사업을 본격 추진하면 주민 의견을 전달하겠다"고 했다.

배 청장 약속에도 주민 반발은 숙지지 않으면서 간담회는 파행 속에 끝났다. 주민들은 동구청에 적극적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비대위 관계자는 "배 청장이 주민들의 정서 파악을 전혀 못하고 있다. 차량기지 예정부지 주변에는 대단지 아파트에 초등학교까지 있어 소음과 분진, 전자파에 수천 명이 노출되는 심각한 상황"이라며 "어떠한 형태의 차량기지도 반대한다는 것이 주민 입장이다. 동구청이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대구시에 먼저 반대 의견을 전달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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