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객들 담배연기 내뿜으며 돌아다니고, 바닥에 침 뱉기도
지난 21일 오후 7시쯤 대구 중구 동성로 한 클럽 앞. 아직 해가 저물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영업시간이 오후 10시까지 제한된 탓에 클럽 입구에는 일찍부터 클러버(클럽 이용자)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신분증과 출입자 명부 확인 절차, 체온검사를 거쳐 클럽 안에 들어가 보니 약 330㎡(100평) 규모의 공간에 이미 50여 명이 들어와 있었다. '노마스크'로 음주를 즐기며 대화하는 이용객들이 대부분이었다. 클럽 DJ는 거리두기 지침 안내는커녕 "소리 질러"라는 등 호응을 유도했다.
최근 영업을 재개한 대구 동성로 클럽 중 일부가 방역수칙을 위반하는 등 사회적 거리두기를 무색하게 했다.
이날 확인한 클럽 안 이용자들은 음주를 위해 한번 내린 마스크를 다시 올리지 않는가 하면, 입장과 동시에 아예 마스크를 벗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실내에서 흡연하는 사람들도 여럿 보였다. 흡연자들은 담배 연기를 내뿜으며 클럽 안을 활보했고, 바닥에 침을 뱉기도 했다.
큰 음악소리는 이용객들의 흥을 돋우며 분위기를 고조시켰고, 앞사람과의 거리 간격도 없이 음악에 맞춰 수십 명이 뒤엉켜 춤을 췄다.
입구에서 체온검사와 출입명부 확인을 했지만, 실내에선 별다른 제재를 가하지 않았다. 이날 두 시간 동안 클럽 내에서 방역지침 관련 안내방송은 단 한 번도 없었고, DJ들은 노마스크 상태인 이용객들을 대상으로 함성을 유도하기도 했다. 술을 판매하는 일부 직원들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여러 테이블을 오갔다.
한 20대 남성은 "여기 들어온 사람들 모두가 체온검사를 하고 오니, 감염 우려가 크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확진자가 많이 나오지만, 클럽이 방역을 잘할 것이라 믿고 왔다"고 했다.
인근 다른 클럽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현행 거리두기 지침에 따르면 클럽은 시설면적 10㎡당 1명이지만, '인원제한이 있냐'는 물음에 한 클럽 관계자는 "없다"고 답했다.
영업이 제한된 오후 10시가 다가오자 클럽가에는 더 많은 인파가 몰렸다. 클럽 안에 100여 명이 몰리면서 사실상 거리두기는 무의미해졌다.
한 클럽 관계자는 "마스크를 오래 벗고 있는 사람들이 눈에 보이면 제재하려고 한다. 하지만 워낙에 사람들이 많아 일일이 통제가 어렵다"고 했다.
이 같은 클럽의 영업 행태에 시민들은 "선제적인 영업금지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현행 지침에 따르면 거리두기 4단계가 돼야 클럽은 영업금지가 되는데, 이를 현재 3단계에도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3단계에선 오후 10시까지 영업시간을 제한하고, 다만 5명 이상 확진자가 나오면 일대의 모든 클럽의 영업을 중단하도록 강화된 지침을 적용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따라 동성로 일대 클럽은 최근 확진자가 5명 이상 발생하면서 21일 오후 10시부터 30일 오전 5시까지 다시 한 번 영업이 제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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