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산단 희성전자 필지분할 매각 '뜨거운 감자'

입력 2021-08-19 18:20:20 수정 2021-08-20 14:26:38

1공장 4만3천㎡ 매물로 나왔지만 수년째 새 주인 못찾아
매각 둘러싼 논란 속 대구시도 새주인 못 데려와… "이미 만시지탄"
업계 "분할하자"-대구시 "안된다"-시민단체 "차액 환원"

대구 달서구 성서3차산업단지 내 희성전자 부지 전경. 매일신문DB
대구 달서구 성서3차산업단지 내 희성전자 부지 전경. 매일신문DB

대구 도심산단의 핵심 부지가 장기간 빈터로 놀고 있다. 대구 성서3차산업단지 희성전자 1공장 부지(약 4만3천㎡) 매물이 1년여째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대구시가 산단 영세화를 가속화할 수 있는 '분할 매각'에 난색을 표하고 있는 가운데, 희성전자 1공장 매각 논란을 둘러싼 대구시 책임론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희성전자 대구공장은 옛 삼성상용차 공장 부지를 대구시로부터 분양 받은 곳이다. 2001년 설립한 1공장은 3.3㎡당 48만8천원, 2005년 설립한 2공장은 3.3㎡당 72만9천원에 취득했다. 지역 일자리 창출 차원에서 조성비용 이하로 분양 받았지만 2005년 전체 부지의 약 30%에 2공장을 건립한 후 매각·임대 금지 기간인 2012년까지 이렇다 할 투자를 하지 않는 등 파급효과가 기대 이하였다.

현재 희성전자의 대구 근무직원은 현재 300명대에 그칠 정도로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 특히 1공장은 1년여 전부터 매물로 내놨다.

희성전자 CI
희성전자 CI

희성전자는 1공장 부지를 3.3㎡당 약 300만원대에서 구매자를 물색하고 있지만 필지 규모가 커 새주인을 찾는데는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분 매입을 희망하는 기업은 다수 있지만 필지 분할이나 용도전환 등 대구시의 행정조치가 필요한 상태다.

1공장 절반 정도를 매입해 활용하겠다고 나선 식품제조기업이나, 다수의 중소기업이 근로자복지시설과 연구개발시설 등 공유하는 형태의 '협업화 공유산업단지' 조성 방안을 제안한 사업자도 있었지만 대구시는 모두 '쪼개기 분양'이라며 퇴짜를 놓은 상태다.

대구시는 지속적인 필지분할로 산단 영세화가 지속되는 가운데 유일하게 남은 대규모 부지마저 쪼개면 앵커기업 유치가 불가능해지고 산단 내 기반시설마저 부족해지는 등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다. 대구시로서는 분할 매각을 유도하기도, 그대로 두기도 부담스러운 '뜨거운 감자'인 셈이다.

한 입주희망 기업인은 "대구시가 산단 영세화를 우려한다지만 현재 상태를 유지하는 것 역시 산단에 아무 도움도 되지 않는다. 필지를 여러개로 나누자는 것도 아니고 어느정도 규모를 유지하면서 대구시가 기대하는 효과를 내는 게 현실적인 차선책일 것"이라고 했다.

앞서 STX중공업 대구공장 비영업부지 2개 필지(5만4천여㎡) 분양에 4개 기업이 나서 지역 중견기업인 고려전선, 씨아이에스에 팔리는 등 도심산단에 대한 기업수요는 여전하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키우고 있다는 것이다.

희성전자의 책임론이 일찍부터 일었음에도 선제적으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대구시의 책임론도 부상하는 모습이다.

한 기업인은 "희성전자가 공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국면에서 이미 대구시가 적극적으로 새주인을 찾아나섰어야 했다. '만시지탄'이고 그간 대구시가 그동안 이렇다할 대기업을 유치한 전례도 없어 기대감도 크지 않다"고 비판했다.

조광현 대구경실련 사무처장은 "새주인을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희성전자가 논란을 벗어나려면 매각 차액을 사회에 환원할 수 있는 방안도 내놔야 지역사회가 납득할 수 있을 것"이라며 "대구시가 먼저 새주인을 찾고 희성전자와 협상에 나서는 것도 방법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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