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t급 대형 카페리선 타고 '포항∼울릉' 바닷길 누빈다

입력 2021-08-18 17:24:49 수정 2021-08-18 18:10:11

추석 전 운항 목표 준비작업 돌입…영일만항 여객선부도에 접안
악천후에도 안정적 운영 가능…울릉민 "교통 단절 해결 기대"

18일 오후 포항 영일만항 국제여객선부두에 뉴씨다오펄호가 접안해 안전점검을 하고 있다. 배형욱 기자
18일 오후 포항 영일만항 국제여객선부두에 뉴씨다오펄호가 접안해 안전점검을 하고 있다. 배형욱 기자

경북 포항~울릉 뱃길에 큰 변화를 불러올 2만 t급 대형 카페리선 뉴씨다오펄(New Shidao Pearl)호(매일신문 7월 2일 자 8면 등)가 정식 운항을 위한 준비작업에 들어갔다.

울릉크루즈㈜는 18일 오후 1시쯤 포항시 북구 흥해읍 영일만항 국제여객선부두에 뉴씨다오펄호를 접안했다.

1만9천988t급인 이 배는 승객 1천200명에 컨테이너 화물 218TEU(1TEU=20ft 컨테이너 하나)을 실을 수 있다. 배 길이는 170m나 된다. 속도는 평균 37㎞로, 영일만항에서 울릉 사동항까지 6시간 정도 걸린다.

울릉크루즈는 추석 명절 전인 다음 달 16일 이 배를 정식 취항하기 위해 각종 안전점검을 진행하고 있다.

점검사항은 지난 6일 포항해양수산청이 조건부 해상여객운송사업 면허를 발급할 때 제시한 ▷여객 승·하선 ▷차량 이동 및 화물 양·적하 안전대책 ▷주차 차량 관리대책 등이다.

포항해수청의 조건이 모두 충족되면 취항 목표일에 맞춰 첫 운항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식 운항을 하게 되면 이 배의 이름은 '울릉크루즈 1호'가 될 전망이다.

운항 시간이 길다보니 저녁 늦게 영일만항을 출항해 다음날 오전 울릉도에 도착하도록 입출항 시각이 짜여질 것으로 보인다.

이 배는 태풍 경보 등 심각한 기상여건이 아니라면 결항 없이 운항할 수 있는게 울릉크루즈의 설명이다.

그간 육지와 울릉도의 뱃길은 풍랑주의보 등 파고가 높게 치면 끊기는 문제로 1년에 5개월 가량 교통이 단절돼 전천후 여객선을 요구하는 울릉주민의 목소리가 높았다.

그나마 웬만한 악천후에도 다녔던 카페리선 썬플라워호(2천394t급)가 지난해 2월 선령 만료로 운항을 중단하면서 이런 요구는 더욱 커졌다.

포항~울릉 항로를 운항하는 여객선은 엘도라도호, 우리누리1호, 썬라이즈호 등 3대로 모두 700t급 미만인 소규모 배여서 동해의 높은 파도에 배멀미도 심하다.

이런 상황에서 해양수산부 주도로 대형 여객선 공모사업이 진행됐고, 우여곡절 끝에 울릉크루즈의 뉴씨다오펄호가 최종 확정돼 정식 운항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울릉주민들은 이 배가 안정적으로 운항하게 되면 지역 발전에 큰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감을 내비쳤다.

뉴씨다오펄호 접안 현장에 나온 울릉주민 최정환(60) 씨는 "배의 실물을 보고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주민들은 드디어 육지를 마음놓고 다닐 길이 열렸다고 매우 기뻐하고 있다"며 "사계절 운항할 수 있는 이 배가 뜨면 그동안 기상 때문에 하지 못했던 눈꽃 축제 등 각종 행사를 열수 있어 관광에도 큰 변화의 바람이 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실제 울릉군은 2007년 겨울철 눈 덮인 울릉도를 관광 상품화하고자 '눈꽃 축제'를 기획했지만, 교통 등 문제로 2008년과 이듬해 딱 2번 열고선 더는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한편, 국내 여행사들은 이 배를 통한 울릉 관광 투어 예약을 받기 시작했다. 울릉크루즈는 19일부터 임시 예약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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