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元 녹음파일 막장 싸움…국민의힘 경선버스 탈선 위기

입력 2021-08-18 18:38:50 수정 2021-08-18 20:29:56

진실 공방 악화일로…원희룡 "원본 미공개 매우 유감, 이준석 잘못 사실상 인정한 셈"
당 대표-경선 후보 내분 가열…당 내부 "대여 투쟁 목소리내라"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18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이준석 대표와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관련한 발언에 대해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18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이준석 대표와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관련한 발언에 대해 "오늘 오후 6시까지 자신과 통화한 녹음 파일 전체를 공개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을 둘러싼 갈등이 악화일로 양상으로 증폭되고 있다. 이준석 대표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 간 신경전이 이 대표와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 간 녹취록 진실 공방으로 확산하면서다.

당 안팎에서는 후보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공정한 경선을 책임져야 할 이 대표가 갈등의 축이라는 점에서 정권교체라는 야권의 대의를 저버리고 자신의 정치적 영향력 강화에만 골몰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온다.

원 전 지사는 18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전날 밤 이 대표가 자신과 통화 녹취록을 공개한 것에 대해 "녹취록을 교묘하게 풀어서 뉘앙스를 비틀어 왜곡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대표가 '저거 곧 정리된다'고 한 것은 윤 전 총장을 겨냥한 것이다. 통화 녹음파일 전체를 오늘 오후 6시까지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이 대표는 자신과 원 전 지사가 '윤 전 총장은 금방 정리된다'는 취지로 지난 10일 통화했다는 주장을 반박하는 차원에서 녹취록 일부를 17일 밤 자신의 SNS에 게시했다. 이 대표는 녹취록 상 "저거 곧 정리됩니다"는 자신의 발언은 윤 전 총장이 아니라 당내 갈등 상황을 가리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원 전 지사는 또 이 대표와 갈등이 불거진 배경에 대해 "서병수 경선준비위원장이 핵심이다. 이 대표의 불공정 (경선 관리) 의도가 가장 잘 담겨있는 서 위원장을 통해 불공정 경선이라는 기본 틀이 아무런 견제 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이 같은 원 전 지사 주장에 별다른 반응 없이 SNS에 "그냥 딱합니다"는 짤막한 글을 올렸다. 통화 녹취파일 공개 요구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하태경 의원이 기자회견을 열고 원 전 지사를 향해 "당 대표와 사적 대화 내용까지 과장 왜곡해 당을 박살내더라도 자기 이름값만 높이면 된다는 의도인가"라며 예비후보 사퇴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한 의원은 "원 전 지사도 너무 나갔고, 이 대표도 대선 관리자 역할에 만족하지 않고 '30대 당 대표' 신화를 밑바탕으로 존재감을 키우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면서 "지금은 빨리 당 내분을 정리하고, 공정한 경선 준비와 대여 투쟁에 한목소리를 낼 때"라며 자중을 당부했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하태경 의원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당내 대권주자인 원희룡 후보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하태경 의원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당내 대권주자인 원희룡 후보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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