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TK주자인데…" 홍준표·유승민 낮은 지역 지지율 고민

입력 2021-08-18 17:35:46 수정 2021-08-18 21:34:15

洪 "추석 전 지지율 급속히 뒤집힐 것"…劉 "본선서 중도 확장성 가장 큰 후보"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왼쪽), 유승민 전 의원.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왼쪽), 유승민 전 의원.

국민의힘 대권주자 홍준표 의원(대구 수성구을)과 유승민 전 의원의 고민이 깊어가고 있다. 전통적 지지기반인 대구경북(TK)에 정치적 연고를 두고 있으면서도, 정작 그 TK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비롯한 다른 후보군에 비해 지지율 열세가 이어지는 역설에 직면하면서다.

이들의 고전을 두고 해석이 분분하지만, 문재인 정부에 대한 반감이 가장 심해 '정권교체'를 우선하는 성향을 보이는 TK가 '가능성'이 가장 높은 후보에게 쏠림현상을 보인다는 해석이 우세하다.

◆洪 "추석 전 지지율 뒤집힐 것"

홍준표 의원은 18일 매일신문과의 통화에서 저조한 TK 지지율을 반전시킬 방안으로 '정권교체 열망'을 꼽았다.

정권교체를 바라는 여론이 가장 높은 TK인 만큼, 지금 지지율이 쏠려 있는 윤 전 총장을 비롯해 다른 후보로 정권교체가 어렵다는 판단이 서면 급속하게 지지율 변동이 있을 것이란 계산이다.

반전 시점으로는 '추석 전'을 짚었다. 홍 의원은 "지난 탄핵 대선 때도 처음에 (TK가) 안철수 후보에게 60% 이상 지지를 보냈지만, 결국은 50% 정도가 넘어왔다"며 "시간이 가면 갈수록 특정 후보에 대한 회의감이 들 때, TK는 저에게 전부 넘어오지 않을까 싶다. 추석 전으로 해서 아마 지지율이 뒤집힐 수 있지 않겠느냐"고 자신했다.

TK 정치권 일각에서는 홍 의원의 지역 내 지지율이 낮은 원인으로 '확장성 부족'을 꼽기도 한다. 이는 강경한 보수 색채가 강한 홍 의원이 이른바 '산토끼' 공략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관측에 기반한다.

그러나 홍 의원은 이 같은 시각에 대해 "기가 막히다"고 일축했다. 그는 "지금 여론조사를 보면 저하고 유승민 후보가 중도 확장성이 가장 강하다"며 "거꾸로 지금 윤석열 후보나 최재형 후보 쪽에서는 '역선택'이라고 뒤집어씌우는데, 그럼 대통령 선거는 우리끼리만 하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지난 대선 당시 최소한의 당 존립이라도 보장받아야겠다 싶어서 보수우파 색채를 강화한 것을 지금 와서는 같은 논리로 확장성 시비를 거는 것은 잘못됐다"며 "거꾸로 이번엔 중도 확장성을 넓혀두니까 이제 와서는 역선택 방지조항을 넣자는 식으로 떼를 쓴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홍 의원은 "지금 TK의 미래는 홍준표"라고 자신했다.

그는 "지난 대선은 탄핵 이후 당 지지율이 4%밖에 안 될 때 나홀로 쇼를 한 대선에 불과했고, 지금은 당이 온전하기 때문에 내가 나가야 한다"며 "다른 후보들은 지금부터 털리고 있는데, 나는 이제 털릴 게 없다. 검찰 수사가 대통령 업무의 전부가 아니라는 자질 문제도 있다. 그걸 (TK 여론이) 인지하면 저한테 돌아오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劉 "본선 경쟁력 가장 강한 건 나"

유승민 전 의원은 '본선 경쟁력'을 어필하면서 고향 TK의 민심을 다져나갈 태세다. 보수 성향 이미지가 강한 다른 후보에 비해 합리적이고 중도에 가까운 모습을 TK 시도민들이 전략적으로 판단해줄 것이란 얘기다.

유 전 의원은 "현재 홍준표·윤석열·최재형 등 다른 후보들이 중도층이 보기에 너무 보수적이란 이미지로 보이고 있는데, 중도층의 지지를 받지 못하면 본선 승리는 불가능하다"면서 "나머지 세 명이 본선 경쟁력이 상당히 걱정되는 후보들이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 제가 경쟁력이 가장 강하다는 이야기를 늘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권교체는 우리끼리 하는 경선이 아니기에 본선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중도 확장성이 있는 후보가 가장 강하다. TK 시도민들이 이를 전략적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현재까지 TK지역에서 지지율이 저조한 원인으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후폭풍을 꼽았다. 대구 동구을에서만 재·보궐선거 포함 내리 4선을 한 유 전 의원은 박 전 대통령의 탄핵 이후 이른바 '배신자 프레임'에 갇혀 TK의 지지를 잃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유 전 의원은 "(박 전 대통령) 탄핵 이전까지는 지역 언론의 차기 정치지도자 여론조사에서 늘 1위를 했었기 때문에 다른 이유는 모르겠다"며 "8년 전 공항이전 특별법은 물론, 지역 현안에 대해서도 열심히 했다고 생각한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그는 "탄핵에 대한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이번 대선을 통해 이른바 '탄핵의 강'을 건널 태세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TK 시도민들에 대해서는 "정치하는 사람에게 서운함이 있을 수 있겠느냐.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받아들이는 것이고, 서운한 것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이와 관련해 현재 범야권 1위 대선주자인 윤 전 총장에 대해서는 '모순'이라는 표현으로 견제구를 날렸다. 유 전 의원은 "저는 국회에서 탄핵에 찬성한 사람이고, 그 이후에 구속과 수사, 구형, 기소를 책임진 사람은 윤 전 총장 아니냐. 그건 상당히 모순이라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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