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민생 파괴 못 막으면 역사의 대역죄인"…국힘 지도부, 李 작심 비판

입력 2021-08-17 18:08:38 수정 2021-08-17 21:14:52

金 "정권 교체 우선시해야"…김재원 "합당 협상 실패 오판 탓"
이준석 "모두 발언 없다" 침묵 택해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운데)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회의 비공개 전환을 알리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운데)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회의 비공개 전환을 알리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지도부는 17일 이준석 대표를 향한 작심 비판을 쏟아냈다. 최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합당 결렬, 일부 대선주자를 둘러싼 당내 갈등, 정책토론회 개최를 둘러싼 대선후보 경선 공정성 논란 등 이 대표에게 책임이 있다면서 이대로라면 정권 교체가 요원하다고 지적한 것이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정권 교체 당위성을 강조하며 "우리 당 후보자들과 저를 포함한 당 지도부 모두는 이 시대적 사명을 그 무엇보다 우선시해야 한다"며 "당 (대선 경선) 후보자들과 당 지도부 모두는 '문재인표 민생 파괴 변이 바이러스'가 탄생하도록 하는 과오를 범하게 되면 역사의 대역죄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를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역사의 대역죄인'이라는 발언을 통해 당내 유력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갈등을 빚는 이 대표를 우회 비판한 것이다.

이어 그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향해서도 "문재인 정권의 무능, 반칙과 특권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하는 시대적 사명을 한순간도 잊지 않으셔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배현진 최고위원도 경선준비위원회가 추진해 논란이 된 대선 후보 정책 토론회와 관련해 이 대표를 비판했다. 그는 "당원의 염려가 많은 것으로 안다"며 "모든 일은 당헌과 당규 상 절차적 민주성 확보가 중요하고, 경선 룰과 일정 등은 최고위 의결을 거쳐야 한다는 절차적 민주성이 반드시 확보돼야 한다"고 했다.

김재원 최고위원도 MBC 라디오에서 합당 결렬에 대해 "이 대표가 '최근 일주일 정도 공격하다 소강상태로 가면 저쪽(국민의당)에서 곧바로 협상이 들어올 것'이라고 최고위에 계속 이야기했다"며 "생각했던 것과 반대로 갔다. 이 대표의 판단이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가 안 대표를 대우했어야 하는데 비하하며 협상한 것은 상당한 패착"이라고 비판했다.

정미경 최고위원 역시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대표가 윤 전 총장을 어마무시하게 키워주고 있다"며 "다른 후보 이름은 언론에서 나오지도 않고 정말 웃기고 이상한 일"이라고 우려했다.

2018년 당을 이끈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SNS를 통해 "젊은 리더십의 참신성은 훼손됐고, 기대는 어느 순간 리스크로 변하는 중"이라며 "혁신을 뒤로 하고 얕은 정치적 계산이나 한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선은 유력후보들 간의 합의를 존중하는 시스템을 세워 후보 스스로 중심을 이루게 해야 한다"며 이 대표의 태도 변화를 주문했다.

휴가를 마치고 복귀한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저는 오늘 특별한 모두 발언이 없다"며 침묵했다.

한편, 윤 전 총장은 이날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오찬 회동을 했다. 이날 회동에서 윤 전 총장은 이 대표와의 갈등 상황을 비롯한 당내 현안에 대해 김 전 위원장의 조언을 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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