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안 통하는 '지는 해' 이준석…사람 몰리는 尹캠프

입력 2021-08-17 17:56:32 수정 2021-08-17 21:19:17

李 정치적 입지 구축 위해 무리수…당내 힘 균형 대권주자에 기울어
윤석열, 김병준·주호영·나경원 러브콜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패기 넘치는 젊은 대표의 리더십이 위기를 맞자 제1야당 내 힘의 균형이 급격하게 유력 대권주자에게로 기우는 분위기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향해선 '지는 해', '병풍역할', '오버금지' 등의 표현이 쏟아지고 있는 반면, 여론조사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 캠프로는 '사람'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선 지난 7·11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시 이준석 후보를 향했던 '기대'보다는 '우려'가 현실이 되는 양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이 대표가 자신의 정치적 입지와 당의 대선승리 사이에서 절충점을 잘 찾아야 할 것이라는 주문도 나온다.

이 대표는 17일 휴가에서 복귀한 첫 최고위원회의에서 아무런 발언도 하지 않았다. 사실상 자신이 제안한 18일 경선후보 토론회를 두고 자중지란이 불거진 데다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와의 통화에서 "윤 전 총장은 금방 정리된다"고 한 발언까지 공개됐기 때문이다.

특히 이날 지도부회의에서 18일 토론회가 무산됐고 이 대표를 향한 최고위원들의 성토가 이어지면서 리더십에 큰 타격을 입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당의 주도권은 차기 대선주자에게로 가게 마련인데 이 대표가 이 흐르는 물을 거스를 경륜이 부족함에도 본인의 정치적 입지구축을 위해 무리를 한다는 얘기가 많다"고 말했다.

대립각을 세우던 이 대표가 주춤하자 윤 전 총장 캠프에 생기가 돌고 있다. 이른바 '될 후보에 힘을 싣자'는 대세론이 더욱 힘을 받으면서 사람이 모이는 양상이다.

당내에선 경선관리위원장으로 거명되고 있는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비상대책위원장마저 윤 전 대표 쪽으로 마음이 기운 것이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온다.

김 전 위원장이 16일 자신의 SNS에 "혁신을 뒤로 하고 얕은 정치적 계산이나 한다는 인상을 줬고, 특정 후보를 지지하고 반대한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킴으로써 공정성에도 상처를 입었다"고 이 대표를 직격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지난 7월 전당대회에서 이 대표와 겨뤘던 주호영·나경원 전 원내대표도 윤 전 총장 캠프의 합류요청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고, 지역의 백승주 전 의원은 이미 안보본부장 역할을 맡았다.

한편, 경남도지사를 지낸 김태호 의원이 이날 대권도전 포기를 선언해 국민의힘 대권주자는 12명으로 줄었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