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주로 가득 메운 수천명…필사적 탈출 시도
외신 "미국 사격으로 최소 5명 사망"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수천명의 아프간인들이 탈출하겠다며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에 몰려들며 아수라장이 됐고, 이 과정에서 사망자도 속출했다.
16일(현지시간) AP·AFP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정부 측은 아프간에서 탈출하려는 사람들이 이륙하려는 미국 제트기에 몰려들어 최소 7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이날 공항에는 아프간 주민들 수천명이 몰리는 등 혼란이 빚어졌다. 군 관계자는 미군이 활주로로 몰려든 사람들을 해산하기 위해 허공으로 경고 사격을 했다고 밝혔다.
공항의 혼란스러운 상황이 담긴 영상이 SNS에 게재되기도 했다.
로이터 통신은 한 목격자를 통해 5명의 시신이 실려 갔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이들이 총격으로 사망했는지, 비행기로 몰리는 과정에서 숨진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전했다.
미국 국무부는 이날 미군이 카이자르 공항 주변을 장악했다고 밝혔다. 미군은 미국과 미국 동맹군의 아프가니스탄 출국을 돕는 임무를 맡을 것으로 전해졌다.
카불을 장악한 탈레반은 주민과 외교 관련 인사들의 안전을 보장하겠다는 온건한 입장을 내놓았다. 하지만 시민들은 과거 탈레반이 이슬람 율법 '샤리아'에 따라 5년 간(1996~2001년) 통치했던 당시를 떠올리며 공포에 떨고 있다.

이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아프가니스탄 정부 붕괴 사태와 관련해 미군을 철수시켜 아프간 전쟁을 끝내기로 한 자신의 결정을 후회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 대국민 연설에서 "아프간에서 미군을 철수하기로 한 나의 결정을 분명히 지지한다"며 아프간에서 미국의 임무는 국가 재건이 아닌 테러 대응이었다고 강조했다고 AP통신과 로이터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언급은 아프간이 탈레반에 함락된 이후 처음 나온 것이다.
그는 특히 아프간 정부가 포기한 전쟁에서 미군이 희생돼선 안 된다며 미국의 국익이 없는 곳에 머물며 싸우는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올해 안에 미군을 철수하기로 한 이전의 협상안을 고수할지, '세 번째 10년' 전쟁을 위해 수천 명의 미군을 추가로 아프간에 보낼 것인지 양자택일에 직면했었다면서 또 다른 대통령에게 결정을 맡기는 것보다 아프간에서의 좋지 못한 결과에 대한 비판을 자신이 떠안겠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난 아프간에서 미군을 철수시킬 좋은 시기가 결코 없었다는 사실을 20년 만에 어렵게 깨달았다. 그게 우리가 여전히 거기에 있던 이유"라고 덧붙였다.
아프간 전쟁은 2001년 9·11 테러에 대응하기 위해 테러조직 알카에다 소탕을 명분으로 미국이 시작한 전쟁으로 올해 꼭 만 20년을 맞는다. 바이든 대통령의 언급은 아프간 전쟁을 위해 또 다른 10년을 소모하지 않겠다는 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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