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진보 지식인으로 평가받는 박노자 노르웨이 오슬로대학 한국학과 교수가 홍범도 장군 유해 봉환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쓴소리를 했다.
박 교수는 16일 페이스북에 홍범도 장군을 떠나보내는 카자흐스탄 거주 고려인들의 '섭섭한' 마음을 헤아려 묘역을 공원화하는 사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당부를 전한 뉴스를 공유한 뒤 "섭섭한 감정만이 아니다. 문제는 민주주의다"고 비판했다.
박 교수는 "문 대통령이 유해 봉환 문제에 있어서 카자흐스탄 국가 권력자와 협의한 거지, 고려인 사회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한 게 아니지 않냐"며 "고려인에게 홍 장군은 절대적 존재이자 고려민족의 상징이다. 그런데 유해 봉환의 과정에서 고려민족 사회의 여론이 무시됐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이게 민주주의가 맞나 아니면 대한민국의 '국민'만을 위한 '민주주의'아닌가"라며 "하기사 대한민국의 당국은 옛날부터 그래왔다"고 불편함을 드러냈다.
이어 "인천 차이나타운 조성사업에도 화교 커뮤니티의 의견을 구하려 하지 않았다. 소수자를 개무시하고 행정 편의주의적으로 행동하는 방식이 이 정권에 들어와 달라진 게 없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홍 장군을 그리 존경한다면, 홍 장군 부대원의 후손이 포함된 재한 고려인들에게 간이 귀화 가능성을 열어두면 안 될까"라고 제안했다.
그는"'영구 귀국'을 원하는 고려인들에게 대한민국이 지금 해주는 것은 (반복 갱신이 가능한) '체류권 부여'일 뿐이다"며 "홍 장군을 이렇게 품을 수 있다면 고려 민족에 대한 대우를 좀 달리하면 안 될까"라고 덧붙였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홍 장군 유해 봉환식이 끝난 뒤 황기철 국가보훈처장, 우원식 홍범도기념사업회 이사장 등과 환담을 나눈 자리에서 고려인들의 마음을 달래주라고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워낙 존경을 받은 분이기에 그분(고려인)들이 섭섭해하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그래도 아쉬움을 달래고 지속해서 추모의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묘역을 공원화하는 방안 등 후속 작업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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