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윤석열 정국 주도권 다툼, 경선까지 가나

국민의힘 당대표 유력주자 갈등 국면…'통화 녹취·유출' 여부 두고 충돌
李 "파일 없으니 녹취록 존재 안해"-尹 "국힘부터 공정·상식 무장돼야"
최재형 '양비론' 틈새 파고들기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5일 서울 중구 문화역서울284에서 열린 제76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행사 전 통화하고 있다.(왼쪽)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가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 내 독립운동가 7위 영정을 모신 의열사를 찾았다. 연합뉴스

제1야당 대표와 당내 유력 대권후보 사이의 정국 주도권 다툼이 치열하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 사이의 신경전을 두고 하는 말이다.

두 사람은 최근 주인공 자리를 차지하고 위해 냉탕(갈등)과 온탕(화해)을 오가는 모습을 연출 중이다.

정치권에선 '뜨는 해'인 차기 대선후보가 결국엔 스포트라이트를 받겠지만, 당의 후보가 확정되기 전까지는 대표도 자신의 입지를 과시하고자 하는 것이 인지상정이라며 구조적 갈등관계인 양측의 힘겨루기는 경선 막판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양측은 15일 이 대표의 통화녹취 논란으로 일전을 벌였다.

이날 한 언론은 정치권 관계자를 인용해 이 대표가 지난 12일 윤 전 총장과의 통화내용을 녹음했고, 이후 이 대표 실무진이 통화 내용을 문서화했는데 이것이 당 밖으로 유출됐다고 보도했다.

이에 윤 전 총장 캠프 조직본부장인 이철규 의원은 15일 자신의 SNS에 올린 글을 통해 "당 대표라는 사람이 자당 유력 후보와의 통화를 녹음하고, 그 녹취록이 유출됐다는 뉴스를 접하고 경악을 금치 못하겠다"고 강력 반발했다.

상황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이 대표가 즉각 진화에 나섰다. 이 대표는 보도 이후 자신의 SNS에 "녹취파일이 존재하지 않으므로 당연히 녹취록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특히 이 대표는 "해당 일자(지난 12일)에 윤 후보와 나눈 대화는, 60여명 이상의 언론인들로부터 구체적 내용에 대한 집중 취재가 들어왔고 대화가 길지 않아 대부분의 내용이 취재 과정에서 언론인들에게 전달됐다. 그런 구두로 전달된 부분이 정리돼 문건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녹취록' 생산과정을 추정했다.

이 대표의 해명에도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부터 먼저 공정과 상식으로 단단하게 무장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유감의 뜻을 밝혔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 대표에 대한 국민적인 우려를 부각하는 동시에 그의 경선 관리가 불공정하고 비상식적이라는 함의를 담은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아울러 윤 전 총장은 오는 18일 경선 토론회 참석여부와 관련해 "선거의 규정과 원칙에 따른 결정이면 당연히 따라야 하지 않겠나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한편 당 대표와 유력 주자간 갈등이 불거지자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나서 양비론을 제기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했다.

최 전 원장은 이날 유튜브 브리핑을 통해 "양측의 갈등이 우려할만한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며 "한강에서 싸워야 할 국민의힘이 낙동강에서 싸워서야 되겠느냐"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