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男양궁 코치' 정재헌 대구 중구청 감독 "원팀의 강한 정신력, 金 명중"

입력 2021-08-12 18:21:26 수정 2021-08-12 20:56:05

오진혁·김우진 알아서 척척…김제덕 어리지만 내공 있어
"선수들 정신력 대단해…운동 쉬는 날에도 홀로 훈련 진행키도"
도쿄 현지와 훈련장 비슷하게 만들기도, 중구 양궁팀도 관심 부탁

정재헌 대구 중구청 양궁팀 감독. 정 감독은 이번 2020 도쿄올림픽 남자 양궁 대표팀 코치로 활약했다. 배주현 기자
정재헌 대구 중구청 양궁팀 감독. 정 감독은 이번 2020 도쿄올림픽 남자 양궁 대표팀 코치로 활약했다. 배주현 기자

2020 도쿄올림픽 남자 양궁 대표팀은 조화가 잘 이뤄진 팀이었습니다. 과거부터 활약해온 오진혁 선수, 현재 최고의 기량을 뽐내고 있는 김우진 선수, 미래의 대한민국 양궁을 책임질 김제덕 선수의 좋은 합이 금메달 쾌거를 이뤄냈습니다."

12일 만난 정재헌 대구 중구청 양궁팀 감독은 이번 2020 도쿄올림픽 남자 양궁 대표팀 코치로 활약했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개인전 은메달리스트인 그는 1994년부터 중구청 양궁팀 선수로 활약했으며, 2015년부터 지도자의 길을 걸어왔다. 지난해 12월 국가대표 남자 코치로 발탁됐다.

정 감독은 양궁 국가 대표팀이 금메달 4개를 수확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선수들의 강한 정신력'을 꼽았다.

정 감독은 "진혁 선수와 우진 선수는 선수생활을 오래 해왔던 터라 알아서 척척 관리를 잘 해냈다. 제덕 선수는 나이가 어려 걱정이 많았다. 하지만 내공이 상당했다. 올 1월 1일 운동을 쉬는 날에도 제덕 선수는 이른 아침부터 홀로 운동을 하러 나섰다"며 "투자한 노력에 비해 성적이 좋지 않으면 멘탈이 무너질까 걱정이 돼 '살살하라'며 잔소리도 많이 했다. 하지만 모두 묵묵히 참아내며 훈련을 하는 모습에 다들 '성공할 선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정 감독은 "장기간 생활반경이 선수촌을 벗어나지 못해 선수들의 스트레스가 컸다. 고된 훈련 뒤에는 고기를 구워먹고 술도 한잔씩 하고 싶었을 텐데 모두들 스스로 절제하며 참았다. 전통이 오래된 장어집에서 공수해온 장어 도시락을 주거나 훈련 숙소 역시 1인1실을 제공하는 등 선수들을 위한 양궁협회의 지원도 도움이 됐다"고 했다.

정 감독은 지역을 대표하는 대구 중구청 양궁팀에 대한 애정을 부탁했다. 국가대표 배출은 물론 지도자로 함께 국제대회에 출전하겠다는 목표도 내비쳤다. 정 감독은 9월 미국 세계선수권대회, 11월 아시아선수권대회를 마친 뒤 중구청 양궁팀 감독으로 복귀할 계획이다.

정재헌 감독은 "국가대표 코치로 활동하면서 감독 자리가 비는데도 흔쾌히 응원해준 중구청의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며 "중구청 양궁팀이 명문팀으로 발전하고 소속 선수들이 국가대표로 선발이 돼 올림픽 등 국제대회에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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