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은 무대와 객석을 갖추고 무대에서 상연되는 공연을 감상하는 장소다. 극장의 주요 구성 요소인 무대와 객석은 극장의 정체성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설계되며 프로시니엄, 아레나, 돌출, 가변형 무대가 주로 사용되고 있다.
프로시니엄 무대는 객석에서 무대가 마치 하나의 액자처럼 보이기 때문에 '액자무대'라고도 불린다. 우리나라 문화예술회관 대부분이 프로시니엄 무대 구조로 되어 있다. 우리 지역 공연장인 수성아트피아와 대구오페라하우스를 비롯한 대부분의 공연장이 프로시니엄 무대다.
아레나 무대는 객석이 무대를 360도 둘러싸는 원형 무대다. 주로 클래식 전용 콘서트홀과 마당극이 아레나 무대 구조다. 대구콘서트하우스가 아레나 무대 구조의 콘서트홀을 가지고 있다.
공연장에서 흔히 마주하게 되는 프로시니엄 무대는 백스테이지와 무대 상부의 수많은 장비들을 숨겨 액자 속 모습만 관객에게 전달하는 이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최근 전통적인 프로시니엄 극장 형태를 벗어나 보다 새로운 시도를 가능하게 하는 가변형 극장 소식을 자주 접한다.
가변형 극장은 블랙박스 극장이라고도 불린다. 서울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세종문화회관 세종S시어터, 통영국제음악당 블랙박스 극장 등 숫자가 점점 늘고 있다. 블랙박스 극장은 공간의 활용도와 다양한 가능성 때문에 연극뿐 아니라 무용, 음악 등 여러 장르의 공연을 선보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내가 블랙박스 공연을 처음 경험한 것은 2013년 서울 LG아트센터에서 열린 음악극 '더 코러스; 오이디푸스'였다. 1천 석에 달하는 객석을 비우는 대신 무대 위에 간이의자 350개를 설치해 블랙박스 소극장으로 재구성했다. 관객들은 작품이 공연됐던 고대 그리스 원형 무대를 체험할 수 있었고, 원형 무대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배우들의 연기는 관객의 시선을 압도했다.
지난달 말 수성아트피아에서 열린 '소년이그랬다'도 블랙박스 공연이었다. 작품을 위해 무대를 가운데에 두고 양쪽으로 객석 250여 개를 설치해 공간을 재구성했다. 관객은 1인 2역을 소화하는 배우들의 연기를 코앞에서 관람하며 무대와 객석을 종횡무진 움직이는 그들의 숨소리와 표정 연기까지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
대구의 공연 장르 통계(공연통합전산망 2019년 기준)를 보면 클래식 41.4%(211건), 뮤지컬 28.2%(144건), 연극 16.7%(85건), 복합 5.9%(30건), 무용 4.9%(25건), 국악 2.9%(15건) 순이다.
보다 창의적이고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는 블랙박스 극장은 비교적 공연 횟수가 적은 국악, 무용, 연극 장르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다. 무대 공간을 재구성해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허문 극장 활용으로 지역 예술인들이 창의력을 마음껏 발휘할 판을 만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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