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대표 경선 심판 아니다" 김재원·원희룡 작심 발언
이준석 "정진석 하이에나"…김태흠 "존재감 부각 혈안"
최근 국민의힘에서 이준석 대표가 당내 대선주자 일부와 신경전을 잇달아 벌이면서 야권 내부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대선 정국에 당의 중심을 잡아야 할 대표가 '집안싸움'에 이어 경선 개입 분란마저 일으키고 있어 대선 정국 전체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경준위 토론회 논란…당 대표 경선 개입?
국민의힘 경선준비위원회가 18일과 25일 당 대선주자들의 토론회를 추진하면서 당내 갈등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11일 TBS 라디오에서 "후보 측도 반발하고 있고, 또 최고위원인 저도 반발하고 있는데, 권한이 아니라고 그만큼 이야기해도 막무가내로 이런 일을 벌이는 이유를 알 수가 없다"며 이 대표의 일방통행식 토론회 개최와 경준위 월권 논란을 제기했다. 그는 이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약점을 일부러 드러내겠다'는 의도로 오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도 이날 "경준위의 독단이 선을 넘었다"면서 이 대표를 향해 "당 대표 임무는 경선 심판 보는 자리가 아니다. 더군다나 경선 프로그램 아이디어를 내는 자리일 수 없다"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가) 자기 자신의 스포트라이트에 너무 집착한다"고도 했다.
◆휴가 중에도 李-尹 신경전 계속
9일부터 휴가 중인 이 대표는 이날도 윤 전 총장 측과 기싸움을 이어갔다. 이 대표는 11일 SNS에 "저는 후보들 곁에 권력욕을 부추기는 하이에나가 아니라 밝고 긍정적인 멧돼지와 미어캣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가 자당 최다선 중 한 명인 정진석 의원을 하이에나에 빗댄 것으로 풀이한다. 이 대표가 글에서 "돌고래를 누르는 게 아니라 고등어와 멸치에게도 공정하게 정책과 정견을 국민과 당원에게 알릴 기회를 드리는 것"이라고 썼기 때문이다.

앞서 정 의원은 당 주최 행사를 비판하면서 "멸치, 고등어, 돌고래는 생장 조건이 다르다. 우리 당 후보 가운데 돌고래로 몸집을 키운 분들이 있는데 체급이 다른 후보들을 한데 모아 식상한 그림을 만들어야 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그러자 김태흠 국민의힘 의원이 "지금 이 대표는 대선 후보들의 군기반장 노릇을 자처하고 자신이 출연자인양 본인 존재감을 높이는 데 혈안"이라고 받아쳤다.
◆"尹 당선되면 지구 뜰 것"…'이준석 리스크' 현실로?
야권에서는 이와 같은 상황을 두고 지난 전당대회 때 우려한 '이준석 리스크'가 현실화 됐으며, 그 충격은 과거 당이 내홍을 겪던 그 어느 때보다 클 것이라는 관측도 내놓는다. 당내 경선 경쟁 양상은 나날이 치열해질 텐데, 중재 역할을 해야 할 당 대표가 당내 갈등의 한 축을 맡고 있어 영(令)이 서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야권 관계자는 "'이준석의 적은 이준석'인 상황"이라며 "이 대표가 과거 '매일신문 프레스18'에서 '윤 전 총장이 대통령이 되면 지구를 뜰 것', '난 대통령 만들어야 될 사람이 있다. 유승민'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로 인해 모든 언행에 진정성을 의심 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대표가 제발 휴가 기간만이라도 휴대전화를 손에서 놓았으면 좋겠다. 점점 대선은 다가오는데 이 같은 '적전분열'이 계속되면 승리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야권 관계자는 "지난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여의도 정가에 '이준석이 대표가 되면 제1야당은 정권교체를 하고도 비대위 체제를 맞을지도 모른다'는 말이 나온 적 있다. 전당대회 때 경쟁자들에게 거침없는 언사를 하는 것을 보고 대선주자, 중진들과 갈등을 빚겠구나 하는 우려였다"면서 "이 대표가 지난 6월 당 대표 당선 수락 연설 때 '변화에 대한 치열함으로 끝내 승리하겠다'고 했는데 지금 일어나는 불협화음을 치열함으로 볼 순 없지 않나"라고 했다.
그러면서 "최근 야권 지지율 1·2위를 달리던 신인 2명이 고전 중이다. 홍준표 의원, 유승민 전 의원, 원 전 지사 등 경쟁자들이 '이때다'며 본격적인 '1위 때리기'에 나서면 상황은 걷잡을 수 없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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