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과 전망] 홍준표 유승민도 주목해 보자

입력 2021-08-11 06:05:39

홍준표(왼쪽), 유승민. 연합뉴스
홍준표(왼쪽), 유승민. 연합뉴스
최정암 서울지사장
최정암 서울지사장

진부한 얘기이긴 하지만 대구경북에서 가장 기대를 모으는 야권 대선 예비후보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다. 그 뒤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바짝 추격하는 양상이다. 야권의 차기 유력 대선 후보 가운데 대구경북 출신이 없다 보니 지역 민심이 이들에게 쏠린다.

그런데 보수층에 '정권교체'만큼이나 중요한 것, 아니 그 이상의 비중을 둬야 하는 건 '교체한 정권의 안정적 유지'이다. 극심한 여야 대립은 국민들을 힘들게 만들고, 삶의 질 향상을 멀어지게 한다. 정권교체 이후 야권과의 협력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현재 국회는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범진보가 180석 가까이를 장악하고 있다. 자리를 박차고 나와 문재인 대통령 및 현 정권과 대립각을 세우는 윤 전 총장이나 최 전 원장이 정권을 잡는다면 정국이 어떨지는 불을 보듯 자명하다.

그러면 지지율이 가장 높은 두 사람을 제외하고 어떻게 하자는 말인가. 보수가 내세울 수 있는 후보들에 대해 좀 더 따뜻한 시선을 갖고 정권교체를 실현하면서도 정국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는 후보들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윤‧최를 제외하면 주목할 만한 지지도를 갖는 보수 후보가 없지 않으냐는 반문이 나올 수 있다. 하지만 현재의 지지도는 두 사람이 '반문' '반정권'의 입장에 섰기 때문에 얻은 결과물이지 대통령감으로 인정받은 산물은 아니다. 이 두 사람으로 인해 여타 보수 후보들은 국민들에게 제대로 다가갈 기회조차 갖지 못했다.

더군다나 최근 윤 전 총장은 정제되지 않은 발언으로 연일 곤욕을 치르면서 지지율이 빠지는 상황이다. 최 전 원장은 출마 선언 이후 정책적인 부분에서 전혀 준비되지 않은 모습을 보여 지지자들을 당혹하게 만들고 있다.

윤‧최 두 후보를 배제하자는 것이 아니다. 다른 후보들의 면면도 애정을 갖고 바라보면 관전 포인트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상당수 정치평론가들은 내년 대선을 30만~50만 표 싸움이라고 본다. 여야에서 대선 주자가 누가 되든 박빙의 싸움이 될 것이라고 한다.

대구경북에서는 홍준표 국회의원이나 유승민 전 대표에게 지금보다 더 관심을 가져주면 어떨까. 대통령을 배출할 수만 있다면 우리 지역 출신이 훨씬 나은 건 경험으로 알고 있다.

홍 의원은 지난 대선에 출마한 경험이 있고 정책도 비교적 잘 구비돼 있다. 대선 출마를 전제로 지역구까지 대구로 옮겨와서 당선된 인물이다.

유 전 대표는 대구경북에선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배신자로 낙인찍혀 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지난 당 대표 선거를 통해 '탄핵의 강'을 건넜다. 이준석 대표가 후보일 때 대구에 와서 탄핵이 옳았다고 말했고, 그런 이준석을 대구경북은 압도적으로 지지했다. 그런데 유승민에게만 계속 책임을 묻는 건 맞지 않다. 그가 박 전 대통령 탄핵에 큰 책임이 있다면 박 전 대통령을 구속한 윤 전 총장은 무엇인가.

홍‧유 두 사람은 윤‧최에 비해 민주당의 거부감이 적고, 무엇보다 정책적인 부분에서 훨씬 많은 준비를 해 놓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직 지지율이 낮은 두 사람에 대해 철저하지만 따뜻하게 검증해 보자. 아무리 고민해도 대통령감이 아니라면 그때 리스트에서 지우고 전국적으로 지지율이 높은 후보를 선택하면 된다. 무작정 배척해서 지역의 아까운 인물에게 기회조차 주지 않고, 향후 정국 불안의 단초를 제공할 가능성이 있는 우를 범하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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