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경선 관심 끊어야" vs 이준석 "누가 심판 하느냐"

국민 '토론회' 李 대표와 대립각
元 "경준위 일일이 개입 월권"-李 "국민에 후보 알리는 기회"-尹, 토론 참석에 부정적 입장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원희룡 제주지사(오른쪽)와 장기표 예비후보가 10일 청와대 분수대 광장에서 열린 비상시국국민회의 창립대회에서 대화하고 있다.(사진 왼쪽),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9일 오후 경북 상주당원협의회 사무실에서 열린 상주·문경 주요당직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간 갈등이 오는 18일 첫 토론회 참석 여부를 두고 재점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다른 대선주자들까지 이 대표와 대립각을 세우는 등 확전 양상을 띠고 있다.

10일 국민의힘 경선준비위원회에 따르면 경준위는 오는 18일 부동산 정책 등 경제분야에 대한 첫 토론회를 열고, 이어 25일에 사회분야에 관한 두 번째 토론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이를 두고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가 이준석 대표와 대립각을 세우고 나섰다.

원 전 지사는 10일 KBS 라디오에 출연해 "경선준

비위원회는 당헌에 있는 조직이 아니다"며 "경준위가 일일이 지금 확정된 것처럼 앞질러가는 것은 월권"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문제는 이 아이디어들의 상당 부분이 이준석 대표 자신으로부터 나오고 있다는 것"이라며 "앞으로 이준석 대표는 경준위나 선관위가 구성된 이후 경선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을 끊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즉각 반박했다. 현재 휴가 중인 이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지도부도, 경선준비위원회도 경선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으면 구체적으로 그러면 누가 하라는 것인지도 명확하지 않다. 원희룡 후보께서 후보 겸 심판을 하겠느냐"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경기를 뛰어야 할 선수들이 개인적인 의견을 내면서 본인의 유불리에 따라 하고 싶은 것과 하기 싫은 것을 드러내는 것은 방종일 뿐"이라며 "검증단 설치하고, 토론 진행하고, 국민에게 후보 알릴 수 있는 기획을 하는 것이 유권자에게 어떤 해가 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김재원 최고위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경선을 기획하고 준비하는 것이 경선준비위의 역할이지 경선 선거운동을 관리하고 진행하는 것은 당헌당규상 선관위의 역할"이라며 "경선기획에 합동토론회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이 대표의 주장을 반박했다.

토론회 참석 여부를 두고서도 이 대표와 당내 대선주자들 간 갈등이 다시 불붙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당장 윤 전 총장 측이 토론회 참석 여부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어서다.

윤 전 총창 캠프인 '국민캠프'의 총괄실장을 맡고 있는 장제원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에서 공문이 정식으로 오고 어떤 원칙과 기준으로 참석자를 정하고 또 어떤 주제로 하는지 들어보겠다"고 했다.

장 의원은 특히 당 예비후보 등록과 관련해 "굳이 필요한지 고민해보겠다"고 답했다. 예비후보를 대상으로 한 이번 토론회에 참석하지 않고, 바로 당 경선 후보자로 등록하겠다는 점을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