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님께 감사 인사를" 김연경에 거듭 요구…여자 배구 귀국 기자회견 논란

입력 2021-08-10 10:03:54 수정 2021-08-10 10:06:48

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입국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대한민국 선수단 환영식에서 여자 배구 대표팀 김연경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입국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대한민국 선수단 환영식에서 여자 배구 대표팀 김연경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대표팀 귀국 기자회견이 사회자의 무례한 질문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9일 공항에서 진행된 기자회견 사회를 맡은 유애자 경기 감독관(한국배구연맹 경기운영위원)은 단체 사진 촬영 후 빠져나가는 김연경을 불러세웠다.

사회자는 "우리가 이번에 여자배구가 4강에 올라감으로써, 포상금이 역대 최고로 준비된 거 아시죠"라고 질문했다. 김연경이 "알고 있다"라고 하자 "금액도 알고 있냐"고 다시 물었다.

김연경이 "6억원"이라고 답하자 유 감독관은 상금을 지원한 한국배구연맹 조원태 총재, 신한금융그룹 조용병 회장, 대한배구협회 오한남 회장 등을 언급하며 "감사한 말씀 하나 부탁드립니다"라고 했다.

이에 대해 김연경은 "많은 분이 이렇게 도와주시고 지지해 주셨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라며 "배구협회, 신한금융그룹에 모두 전부 감사하다는 말씀드리고 싶다"라고 답했다.

김연경이 기자들과 일문일답을 이어가는 가운데 사회자는 문재인 대통령을 언급했다.

유 감독관은 "우리 여자배구 선수들 활약상에 대해서 문재인 대통령께서 우리 여자 선수들 이름을 하나하나 호명을 하시면서 격려를 해 주셨다"며 "특히 김연경 선수에 대해서 따로 또 국민들께 감명을 준 거에 대해서 격려를 해 주셨다"고 답변을 요구했다.

김연경이 "너무 감사하고, 앞으로 더 많은 기대와 관심 가져 주셨으면 좋겠습니다"고 하자 사회자는 "네, 오늘 기회, 자리가 왔습니다. 거기에 대한"이라고 재차 답변을 요구했다.

김연경은 "했잖아요. 지금"이라며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유 감독관은 "네, 한 번 더"라고 재촉했다. 결국 김연경 선수가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라고 하자 유 감독관은 "그렇죠"라고 말했다.

기자회견을 본 시민들은 김연경에게 정해진 답변을 지속해서 강요하는 듯한 모습에 눈살을 찌푸렸다. 대한배구협회 게시판 등에는 사과를 요구하는 게시글이 빗발쳤다.

한 네티즌은 "김연경 선수와 인터뷰하면서 무례한 질문과 행동을 보이시던데 보면서 정말 기분 나쁘고 화가 났다"며 "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경기를 보며 짧은 시간이었지만 얼마나 행복했는지 모른다. 국민들에게 행복을 준 선수들에게 사과하시고, 고생한 선수들에게 걸맞은 대우를 해달라"고 촉구했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