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칭 이재명 지지자, 이낙연 캠프에 '납치 성범죄' 암시 협박성 메일→경찰 수사

물음표 이미지. 매일신문DB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선 예비후보 선거캠프 홍기원 정책본부장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대산빌딩에 마련된 캠프에서 이재명 예비후보의 공약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자신을 여권 대권 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 지지자라고 밝힌 사람이 같은 여권 대권 주자인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캠프에서 활동하고 있는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측에 성범죄를 암시하는 협박성 메일을 발송, 이와 관련해 현재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들이 네거티브 공세를 서로 자제하기로 약속했지만, 지지자들 사이의 갈등 양상은 수위를 크게 넘겨 나타나고 있다.

9일 윤영찬 의원실과 SBS 보도 등에 따르면 문제가 된 메일은 지난 5일 윤영찬 의원실 공용 이메일 주소로 왔다.

'윤영찬 의원님께'라는 제목의 메일에서는 자신을 '이재명 지사님 대통령 당선을 위한 광주 이리틀'이라고 밝히면서 윤영찬 의원을 지목, "이재명 후보님에 대한 모든 의혹이 사실이 아니었음을 확인했다고 기자회견을 하고, 이낙연 캠프에서 물러나라"고 요구했다.

윤영찬 의원은 현재 이낙연 전 대표 캠프의 정무실장을 맡고 있다.

또한 "이재명 지사가 사석에서 말한 것처럼 문재인 대통령과 그 주변 모두를 감옥에 보낼 것이다. 이재명 후보 당선에 음으로 힘을 보태면, 청와대 자리와 적절한 금전도 보장될 것"이라며 이낙연 전 대표가 아닌 이재명 지사를 지지하라는 취지의 언급도 했다.

이어 메일에서는 "윤영찬 의원 가족은 물론 윤영찬 의원실 여성 직원들의 집과 동선을 파악했다"고 주장하면서 윤영찬 의원에게 "이낙연(의) 대변인 등을 사퇴하고 이재명 지사를 돕지 않으면, 납치해 능욕할 것"이라고 협박했다. '납치'와 '능욕' 등의 구체적인 표현을 쓴 것은 물론, 직원들의 실명까지 표기, 사실상 성범죄를 암시하는 협박을 한 것이다.

메일은 "꼭 이재명 지사를 대통령으로 만들 것이며, 함께 해주길 마지막으로 경고한다"는 내용으로 마무리됐다.

이에 대해 윤영찬 의원 측은 메일 발신자를 협박 등 혐의로 경찰에 고소한 상황이다.

윤영찬 의원 측은 이날 SBS에 "윤영찬 의원과 특별한 관계가 아닌 여성기자들은 물론, 의원실 여직원의 실명을 거론하는 등 치밀한 계획을 가지고 협박 메일을 보낸 것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고 고소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