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을 향한 부동산 분노 민심(民心)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을 도배했다. 전셋값이 3억 원에서 5억5천만 원으로 치솟아 곤경에 빠진 40대 세입자의 청원 글은 절박하다. 그는 "도둑질하지 않고, 강도질하지 않고, 사기 치지 않고 합법적으로 2억5천만 원을 벌 수 있는 일, 어떤 게 있을까요?"라고 대통령에게 물었다. 다른 한 청원인은 "(문 대통령) 당신을 대XX가 깨져도 지지했는데 정말 후회된다. 당신과 당신의 당의 무능함과 내로남불에 치가 떨린다"고 썼다. 이 사람은 문 대통령을 뽑은 자신의 손가락을 잘라버리고 싶을 것이다.
4년여 전 선거에서 문 대통령에게 표를 준 사람들은 물론 지지하지 않았던 사람들까지 혹독한 대가(代價)를 치르고 있다. 대통령 잘못 뽑았다가 국민 모두가 곤장(棍杖)을 맞는 꼴이다.
최악의 미친 집값과 전셋값 폭등으로 인한 국민 고통은 빙산의 일각이다. 코로나19 백신 확보 실패로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중 백신 접종 완료율이 꼴찌다. 코로나 고통이 언제 끝날지 기약조차 어렵다. 무엇 하나 잘한 것을 찾기 힘들다. 내 편, 네 편으로 국민을 갈가리 찢어 놓고 북한·중국에 대한 굴종(屈從)으로 국민 자존심마저 붕괴시켰다. 2차 추경예산을 증액하면서 부족한 재원을 국방비를 빼내 충당하고, 북한 지령을 받은 간첩들이 F-35A 스텔스 전투기 도입 반대 시위를 벌이는 '나라도 아닌 나라'로 추락했다. 오죽하면 국무총리를 지낸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문 정부 성적을 70점으로 매겼겠나.
대통령 직선제가 되면서 조선 연산군과 같은 폭군(暴君), 고종과 같은 혼군(昏君)을 대통령으로 만날 일은 없을 줄 알았다. 하지만 착각이었다. 어리석은 대통령을 만나 외환위기로 국민이 고통을 겪었다. 급기야 폭군·혼군 둘 모두인 대통령을 만나 국민 고통지수가 최대치로 치솟고, 나라의 안위마저 위태로운 지경에 이르렀다. 대통령을 잘못 뽑아 국민이 고통을 당하는 일을 언제까지 반복해야 하나.
누구나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염원(念願)한다. 그러나 대통령을 하겠다고 나선 사람들의 면면, 언행, 이전투구(泥田鬪狗)를 보면서 다음 대통령 시대가 지금보다 나아지리란 희망을 버려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문재인보다는 잘하겠지"란 기대를 대선 후보들이 포기하도록 만들고 있어서다.
대통령도 인사청문회를 한다면 청문회를 통과조차 못 할 후보들이 널렸다.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불거진 바지·지역 감정·조폭 논란과 친문·비문 편 가르기 등으로 여당 후보 상당수가 대통령이 되기엔 부적격자임이 드러났다. 국민의힘 주자들 역시 실언에다 콘텐츠 부족 등으로 국민에게 함량 미달 아닌가란 물음표를 던졌다.
더 큰 우려는 국민 세금으로 표를 사겠다는 후보들의 사악함이다. 여당 후보들은 '나랏돈 물 쓰듯 쓰기 대회'에 나온 것처럼 현금 살포 공약을 경쟁적으로 쏟아내고 있다. 공짜로 돈을 주겠다는 것을 싫어할 국민이 어디 있겠느냐고 후보들이 여기는 탓에 포퓰리즘 공약은 더 난무할 게 뻔하다. 당선만 되면 그만이라는 그들의 눈에는 1천985조 원에 이르는 국가부채는 물론 나라의 미래는 안 보일 것이다.
20대 대통령선거 이튿날인 내년 3월 10일 이 나라는 어떤 아침을 맞을 것인가. 희망의 아침을 만들고, 나라의 미래를 밝히는 것은 결국 현명한 유권자 손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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