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더나 백신 공급 차질' 발표한 날…文대통령 "집단면역 앞당겨"?

입력 2021-08-09 18:09:41 수정 2021-08-09 21:31:15

수급 일정 대혼선 부채질
2차 접종 계획 등 차질 불가피…대통령 사과 대신 장밋빛 발언
국힘 "접종 완료율 OECD 꼴찌, 백신 공황에도 오히려 큰소리"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모더나사(社)가 당초 제공을 약속한 8월 백신 물량 중 절반 이하만 한국에 공급한다는 정부 발표가 있은 직후, 문재인 대통령이 "집단면역을 앞당기겠다"고 밝혀 '도대체 누구 말이 맞느냐'는 등의 혼선이 일고 있다.

모더나 백신 차질에 따라 2차 접종 등 백신 수급 일정에 대혼선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K-방역을 자랑하던 문 대통령이 9일 사과 대신 '접종목표 조기달성'이라는 장밋빛 희망만 밝혀 논란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최근 백신 접종에 다시 속도를 내면서 40% 이상의 국민들이 1차 접종을 끝냈다"면서 "추석 전 3천600만명 접종이 목표다. 집단 면역 목표 시기도 앞당기고, 접종 목표 인원도 더 늘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추진단)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최근 모더나 측에서 백신 생산 관련 실험실 문제의 여파로 8월 계획된 공급 물량인 850만 회분보다 절반 이하인 물량이 공급될 예정임을 알려왔다"고 밝혀 백신 수급 차질 우려가 커졌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문 대통령은 "코로나19 백신을 소수의 해외 기업에 의존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우리가 수급을 마음대로 하지는 못한다"면서도 "확보한 물량을 최대한 효과적으로 활용해 반드시 접종 목표 달성을 앞당길 것"이라고 사과 대신 해명만 내놨다.

이어 문 대통령은 "세계적으로 백신 생산 부족과 공급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문제"라며 "해외 기업에 휘둘리지 않도록 국산 백신 개발에 더욱 속도를 내고 글로벌 허브 전략을 힘 있게 추진하는 데 국가적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야당은 'K-방역'의 실체가 드러났다며 문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했다.

임승호 국민의힘 대변인은 구두 논평에서 "짧고 굵게' 끝내겠다던 숨 막히는 통제식 방역이 '길고 굵게' 이어지고 있음에도 백신 공급 체계 개선은 이루어질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며 "'백신 공황' 사태와 관련해 정부는 국민 앞에 사과하고 현실성 있는 백신 공급 계획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권덕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 오른쪽)과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중앙방역대책본부장)이 9일 오후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청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도입 및 접종계획 등을 발표하는 보건복지부-질병관리청 합동브리핑에 입장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권덕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 오른쪽)과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중앙방역대책본부장)이 9일 오후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청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도입 및 접종계획 등을 발표하는 보건복지부-질병관리청 합동브리핑에 입장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기현 원내대표도 최고위원 간담회에서 "심지어 콜롬비아보다 (접종 완료율이) 못하다. OECD 중 꼴찌"라며 "그래도 문재인 대통령은 사과 한마디 없다. 거꾸로 세계 최고의 방역이 되고 있다고 자랑하며 큰소리친다"고 맹비난했다.

대권 주자들도 비판에 가세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문 대통령은) '쇼통령'이었다. 고비 때마다 K방역을 자랑했지만, 결과는 코로나 재확산"이라고 지적했다.

윤희숙 의원은 "세계적 수준의 IT 인프라와 의료진, 가장 협조적인 국민을 데리고도 꼴찌다. 무슨 핑계가 있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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